'집토끼' 단속이 바쁜 두산 베어스도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두산은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내야수 오재일과 허경민, 투수 유희관 에이전트와 만남을 가졌다. 1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두산 관계자는 "약 30~40분 정도 이야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첫 만남이라 구체적인 협상 진전보다는 서로의 생각 교환에 초점을 뒀다. 두산 관계자는 "전반적인 의견 교환에 초점을 뒀다"라며 "다른 FA 선수들과도 모두 만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모기업의 자금난으로 두산 구단의 재정도 여유가 없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팀내 FA를 최대한 잡겠다는 계획이다.
허경민, 오재일, 유희관의 에이전트는 이예랑 리코스포츠 대표다. 이예랑 대표는 지난 30일 두산 FA 선수들을 대리해 두산 측과 만난 뒤, 대구로 이동해 삼성 구단 관계자와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경민은 올 시즌 타율 3할3푼2리에 7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준수한 공격력에 작전 수행 능력도 좋아 타순 곳곳에 활용할 수 있다. 올 시즌 두산에서도 테이블세터와 5번타자, 하위 타순 곳곳에 배치되면서 타순 효율성을 높였다. 여기에 수비력은 리그 3루수 중 가장 좋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오재일은 올 시즌 127경기에서 타율 3할1푼2리 16홈런 89타점을 기록했다. 비록 포스트시즌에서는 다소 주춤했지만, 3할 타율-20홈런을 기록할 수 있는 정교함과 파워를 갖추고 있어 타선 보강에 초점을 두고 있는 팀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1루 수비도 리그에서 상위급으로 꼽히고 있다.
유희관은 올 시즌 27경기에서 10승 11패 평균자책점 5.02를 기록하며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꾸준히 이닝 소화를 할 수 있는 만큼, 선발이 부족한 팀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많은 팀들이 이번 FA 시장에서 타선 보강에 힘을 쓰고 있어 공격과 수비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준 허경민과 오재일 모두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두산 역시 필요한 자원이라고 판단하는 만큼, 잔류에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 시즌 두산은 오재일과 허경민, 유희관 외에 이용찬, 김재호, 최주환, 정수빈 등이 FA로 풀린다.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FA로 풀리는 만큼, 그 어느때보다 바쁜 겨울을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