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회장직을 내려놓은 이대호(38·롯데 자이언츠)의 판공비 인상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매체는 1일 “선수협 이대호 회장이 자신의 판공비를 2배 인상해서 사용했다. 해당 판공비는 개인 계좌로 입급돼 용처를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이대호는 지난해 3월 KBO리그 선수들의 투표를 통해 선수협 회장으로 당선됐다. 앞서 이호준 현 NC 다이노스 코치가 2017년 4월 사퇴한 뒤 2년 동안 비워진 자리를 채우게 됐다.
회장 취임 후 FA 제도 개선 등을 이끌었던 이대호는 그러나 올 시즌 막바지 선수협 회장직 사임 의사를 공공연히 밝혔다.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이지만, 올 연말을 기점으로 자리에서 내려오겠다는 뜻을 동료들에게 알렸다.
이대호의 의사를 받아들인 선수협은 최근 온라인 투표를 통해 새 회장 선거를 실시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해당 투표를 완료했다.
그런데 선거 마감일 다음 날인 1일 이대호의 판공비 논란이 불거졌다. 기존 3000만 원이던 선수협 회장의 판공비가 6000만 원으로 올랐다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그리고 이날 김태현 사무총장 역시 판공비를 현금으로 받고,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선수협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됐다. 특히 김태현 사무총장은 이대호 회장이 부임하면서 영입한 외부 인사라 잡음이 더욱 컸다.
선수협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1일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선수협 회장의 판공비가 2배가량 올랐다는 점은 사실이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다만 판공비 인상을 누가, 어떻게 했느냐가 중요하다. 인상의 주체는 확실하지 않지만, KBO리그 주축 선수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이 안건을 통과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호준 회장 이후 2년간 공석이던 자리를 이대호 회장이 채우면서 감사와 격려의 의미로 판공비 인상을 동의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선수협이 KBO리그 선수 전원의 회비로 운영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결과적으로 선수협의 명백한 도덕적 해이이자 결정적 실책이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을 종합하면, 이번 사안의 핵심은 누가 어떤 목적을 갖고 판공비를 올렸냐다. 또, 이대호 회장이 실질적으로 개입했느냐 여부도 중요하다.
20여 년 전, KBO리그 선수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20여 년 전 만들어진 선수협이 기로로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