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 야마이코 나바로(34)가 과거 전력에 발목 잡혔다. 새로운 도전으로 선택한 대만 프로야구리그(CPBL)에서 계약이 불허되는 굴욕을 당했다.
대만 야구 소식을 전하는 CPBL STATS는 23일 'CPBL 규정에 따라 나바로의 계약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나바로는 최근 푸방 가디언스와 입단에 합의한 상황이었다.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전 KIA)가 부상으로 낙마한 푸방은 새 외국인 선수로 나바로를 점찍어 영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선수 등록이 불허됐다.
CPBL STATS에 따르면 나바로의 과거 전력이 문제였다. 나바로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소속이던 2012년 음주운전이 적발돼 감옥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석방됐다. 일본 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소속이던 2016년 2월에는 일본 오키나와 공항에서 실탄 소지 혐의로 체포돼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나바로는 "고국인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총기 소유가 합법적이라 호신용으로 가지고 있었다. 의도적으로 실탄을 들여온 것은 아니다"고 억울해했지만 구단으로부터 4주 출전 정지, 벌금 50만엔(520만원) 징계를 받았다. 2018년에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미등록 총기를 소유한 혐의로 체포된 이력까지 더해졌다.챠이치창 CPBL 커미셔너는 "우리는 수년에 걸쳐 많은 어려움(승부조작 파동)을 겪어 왔다. 선수 선발과 관련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나바로의 선수 등록 불허 사유를 설명했다. CPBL 규정집 제94조에는 범죄 기록이나 폭력 혐의를 비롯해 리그 이미지를 손상할 수 있는 모든 불법 행위를 한 선수를 즉시 해고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푸방 구단은 "나바로의 계약 종료에 대한 리그의 결정을 존중한다. 새로운 선수를 찾겠다"고 수용 의사를 밝혔다.
2루수인 나바로는 2014년 KBO리그 삼성과 계약해 두 시즌을 뛰었다. 특히 2015년에는 타율 0.287, 48홈런, 137타점으로 맹활약하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KBO리그 역사상 외국인 선수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은 건 나바로가 사상 처음이었다. 2016년 NPB에 진출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1년밖에 뛰지 못했다. 이후 도미니칸 윈터리그와 멕시칸리그를 전전했고 최근엔 도미니칸 윈터리그토로스 델 에스테 팀에 몸담았다.
CPBL에서 기회를 잡는 듯했지만, 불발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