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천 윤욱재 기자]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FA 권리 행사. 그 자체 만으로도 야구인생의 큰 의미로 다가왔다.
LG 김용의(36)는 주전으로 뛴 경력도 있지만 주로 대주자, 대수비, 대타 등 경기 후반에 나가는 역할을 하다보니 생애 첫 FA 자격을 얻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오히려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번 스토브리그 FA 계약 2호에 이름을 올렸다. 김용의는 LG와 계약기간 1년에 총액 2억원(계약금 1억원, 연봉 1억원)의 조건으로 도장을 찍었다. 당시 "LG와 의리로 계약했다. 98억원을 양보하고 계약했다"는 김용의의 한마디는 LG 팬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이천에서 스프링캠프를 하고 있는 그를 다시 만났을 때도 그는 "인센티브 98억원은 아직 조율 중이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계약서에 사인도 하기 전에 기념사진부터 찍었다는 이야기도 사실이었다. 김용의는 "사진을 먼저 찍고 계약을 했다"라면서 "금액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단장님이 하자는대로 하겠다고 했다. 사진을 찍고난 뒤 단장님께 전화가 왔다. '많이 못 챙겨줘서 미안하다'고 하시더라. 다음날 바로 사인을 했다"고 밝혔다.
천문학적인 금액이 오가는 FA 시장에서 김용의의 계약은 그리 눈에 띄는 것은 아니지만 그 자체 만으로 큰 의미였다. "나에게는 금액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FA라는 상징성이 있지 않나. KBO 리그에서 10년 이상 뛰었고 아무나 FA를 신청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약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는 영광에 감사하고 의미가 크다"
김용의는 주전은 아니지만 팀에 꼭 필요한 선수이기도 하다. 경기 후반 대수비로 나가 안정감을 심어주고 대주자로 나가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스스로를 "저녁 9시 30분 이후에 준비하는 선수"라고 가리킨 그는 "승부처에 기용되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시 전성기가 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몸 상태가 정말 좋다. 올해는 몸과 마음 모두 안정적이다"라고 순조롭게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음을 말했다.
"내가 FA 계약을 맺었다고 해서 (김)현수, (채)은성, (이)형종, (홍)창기, (오)지환이처럼 핵심의 위치는 아니라고 본다"는 김용의는 "백업으로서 중요한 역할이 주어지거나 누군가 부상이 와서 공백을 메워야 한다면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금 준비는 정말 잘 이뤄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LG의 선수층을 두껍게 만드는 선수로서 '소금 같은 선수'라는 호평을 듣는 그이기에 2021시즌 활약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LG 트윈스 김용의가 22일 오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2021시즌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첫 번째 사진) LG 김용의(왼쪽)가 차명석 LG 단장과 FA 계약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