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인천=김동영 기자]지난 6일 홈 한화전에서 서진용(가운데)과 포옹하고 있는 추신수(오른쪽). /사진=SSG 제공"메이저리그 출신 맞아?"
김원형(49) SSG 랜더스 감독이 '추추트레인' 추신수(39)에게 또 한 번 감탄했다. 분명 메이저리그 출신인데 메이저리그 출신이 아닌 것 같단다. 이유가 무엇일까.
1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만난 김원형 감독은 "추신수가 팀에 잘 녹아들었다. 후배들이 잘 따른다. 일찍 나와서 자기 루틴대로 훈련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준다"며 추신수를 칭찬했다.
이어 "내가 (추)신수에게 '너는 메이저리그 있던 선수 같지 않다. 원래 여기 있던 선수 같다. 어떻게 그렇게 겸손하냐'고 했다. 사람이니까 시간이 흐르면서 바뀔 수는 있다. 그러나 내가 봤을 때 신수는 변하지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빅 리그에서만 16년을 보낸 추신수다. 통산 218홈런에 OPS 0.824를 찍은 타자. 역대 그 어떤 외국인 선수와 비교해도 우위다. '역대급'을 넘어 '역대 최고'의 선수가 왔다. 그만큼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사다.
SSG 선수단도 마찬가지다. 추신수의 모든 것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추신수가 '뻣뻣하게' 행동했다면 팀 케미스트리를 망칠 수 있다. 그런데 추신수는 그런 것이 없다. "가장 먼저 이름부터 외우겠다"고 했을 정도로 팀 적응에 공을 들였고, 완전히 녹아들었다.
경기 중에도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해주는 모습. 메이저리그 출신이 아니라 그냥 '선배'다. 겸손하고 소탈하니 후배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잘 따른다.
지난 1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동료들과 훈련중인 추신수(가운데). /사진=SSG 제공솔선수범도 있다. 팀에서 가장 먼저 출근한다. 낮 경기에는 오전 7시쯤, 야간 경기에는 오전 11시쯤 나온다.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출근이 가장 빨랐던 선수다. SSG에 와서도 다르지 않다. 당연히 후배들이 보고 배울 수밖에 없다. 추신수 영입의 또 다른 긍정적인 효과다.
아직 성적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9경기에서 타율 0.167, 1홈런 2타점, OPS 0.553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실력 부족이라기 보다는 준비시간 부족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 시간이 촉박했기에 빨리 몸을 만들었다. 그래도 아직이다. 사실 추신수의 실전은 시범경기 7경기와 정규시즌 9경기까지 16경기가 전부다. 그것도 급하게 달려왔다.
김원형 감독은 "볼에 대한 적응은 어느 정도 됐다. 급하게 하다 보니까 피로가 걸린다. 선수도 의욕적으로 빨리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쉬지 않고 계속 경기를 뛰었다. 연습 과정이 필요하고, 차근차근 했어야 했다"고 짚었다.
이어 "(추)신수도 책임감이 컸다. 그러나 몸이 피곤하면 자기 기량이 안 나온다.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 개막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급하게 왔기에 몸에 데미지가 쌓였을 수 있다. 적절한 휴식이 필요할 것 같다. 늘 좋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몸도 몸이지만, 전혀 다른 리그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김원형 감독은 "메이저리그와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 미국에서는 빠른 공 위주다. 자기 스윙을 거기 맞추면 된다. KBO 리그는 변화구 구사가 많다. 10경기 정도 지나면서 몸이 정상이 되고, 자기 느낌이 제대로 왔을 때는 다를 것이다. 능력이 있는 선수다. 분명히 적응할 것이다"며 믿음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