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토 류현진. 플로리다 | AFP 연합뉴스 |
|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반등 발판을 마련한 류현진(34·토론토)이 다시 볼티모어와 맞붙는다.
류현진은 오는 27일(한국시간) 뉴욕 버팔로 샬렌필드에서 열리는 볼티모어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할 계획이다. 지난 21일 볼티모어 원정 경기 이후 6일 휴식을 취한 뒤 마운드에 오르며 올시즌 15번째 선발 등판이다. 지금까지 류현진은 14경기 83이닝 6승 4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고 있다.
만만치 않은 6월이다. 류현진은 6월 첫 경기였던 지난 5일 휴스턴전에서 5.2이닝 7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토론토 입단 후 가장 많은 점수를 허용했고 2점대 평균자책점도 순식간에 3점대로 치솟았다. 주무기 체인지업이 흔들린 게 부진 원인이었는데 이는 다음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1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과 16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나란히 6이닝 3실점했는데 체인지업이 이전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그러자 류현진은 변화를 선택했다. 지난 21일 볼티모어와 원정경기에서 체인지업 비중을 줄였다. 체인지업보다는 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구사했고 커브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흔들었다.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활용하며 타자들의 약점을 정확히 공략했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걸치는 하이 패스트볼, 몸쪽을 깊게 파고드는 컷패스트볼로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약 한 달 만에 다시 7이닝을 소화하며 반등을 예고했다.
순위 경쟁을 벌이는 토론토 입장에서 지구 최하위 볼티모어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팀이다. 류현진은 단축시즌이었던 지난해에도 볼티모어를 상대한 2경기에서 총합 12이닝 1실점으로 활약했다. 강팀을 잡는 것도 에이스지만 진짜 에이스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야수진도 비로소 100% 전력을 완성했다. 기대 속에서 영입한 외야수 조지 스프링어가 지난 23일 마이애미전부터 다시 합류했다. 정상 컨디션의 스프링어라면 공수에서 류현진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 류현진은 이른바 ‘청정 투수’로도 주목받고 있다. 메이저리그(ML) 사무국은 지난 22일 경기부터 이물질 검사를 시행 중이다. 많은 투수들이 이물질을 이용해 공의 회전수를 극대화했다는 의심을 받았고 이에따라 심판진은 투수의 모자, 글러브, 벨트 등을 검사한다.
의심은 확신으로 향하고 있다. 22일부터 이물질 사용을 의심 받았던 게릿 콜, 맥스 슈어저 등 특급 투수들은 일제히 회전수가 떨어졌다. 콜의 경우 평균 분당 회전수(RPM) 2518이었던 포심 패스트볼이 23일 캔자스시티전에서는 2289로 떨어졌다. 슈어저는 23일 필라델피아전에서 포심 패스트볼 평균 RPM 2470에서 2348이 됐다. 슈어저는 상대팀인 필라델피아의 요청에 따라 경기 중 세 차례나 심판진에게 검사를 받았는데 이를 두고 필라델피아 조 지라디 감독과 충돌하기도 했다.
| 워싱턴 맥스 슈어저가 지난 23일 필라델피아전에서 심판진으로부터 이물질 검사를 받고 있다. 필라델피아 | AP연합뉴스 |
|
류현진은 올해 포심 패스트볼 평균 RPM 1938을 기록하고 있다. ML 전체 하위 3%에 해당하는 수치다.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구위로 승부하는 스타일이 아니며 이물질 사용을 의심할 여지도 없다. 물론 류현진 또한 규정에 따라 오는 27일 경기에서 심판진으로부터 이물질 사용 검사를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