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고 시절 화려하게 빛났던 두 선수가 KCC에서 뭉쳤다.
시즌이 끝난 뒤 곧바로 열린 FA 시장. 송교창과 재계약에 성공한 KCC는 외부 FA에도 눈길을 돌렸다.
여러 자유계약 대상자 중 KCC에 합류한 선수는 박재현과 전준범. 고양 오리온 소속이었던 박재현은 계약 기간 2년, 첫 해 보수 총액 8000만원에 도장을 찍었고, 전준범은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사인 앤 트레이드로 KCC에 둥지를 틀게 됐다.
프로에서 처음으로 한솥밥을 먹게 된 박재현과 전준범. 하지만 둘이 같은 유니폼을 입은 것이 처음이 아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던 박재현과 전준범은 경복고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전준범과 박재현이 3학년이던 2009년은 경복고 전성시대의 가운데 있던 시기로, 당시 경복고는 연맹회장기와 대통령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연맹회장기 MVP가 박재현이었으며, 대통령기 MVP가 전준범이었다.
박재현은 “진다는 생각을 안 했던 시기였다. 좋은 선배들도, 후배들도 많았다. 돌아보면 좋은 기억만 있었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전준범도 “재현이도 나도 전성기였다(웃음)”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2009년 경복고의 2관왕을 이끌었던 전준범과 박재현은 이후 각각 연세대와 고려대로 흩어졌다. 프로에서도 박재현은 서울 삼성과 오리온에서 뛰었으며, 전준범은 현대모비스에서만 8년을 보냈다.
각자의 팀에서 뛰었던 둘은 무려 12년 만에 다시 뭉치게 됐다. 전준범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도 같이 뛰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정말 이렇게 한 팀에서 뭉칠 줄은 몰랐다”며 반가워했다.
박재현도 “(전)준범이와는 좋은 추억이 많다. 다시 만난 만큼 좋은 결과를 또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 무서울 게 없었던 전준범과 박재현. 하지만 현재의 위치는 과거와 많이 다르다. 전준범은 지난 시즌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지 못한 시간을 보냈고, 박재현도 프로 데뷔 이후 뚜렷한 결과를 올리지 못했다.
새로운 팀에서 다시 시작한 만큼 이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전준범은 “지난 시즌에 부진했는데,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꼭 열심히 준비해서 꼭 좋은 성적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박재현도 “이제는 말로만 잘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결과를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