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새 사령탑이 된 안토니오 콘테 앞에 놓인 1차 관문은 선수단 보강도, 스쿼드 구성도 아니다. 지지부진한 영국 행정 절차와의 싸움이 최대 당면 과제다.
영국의 비자 발급 절차는 느리고 까다롭기로 악명 높다. 이민자들 사이에선 브렉시트 이후 이런 경향이 한층 더 심해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토트넘은 발빠르게 준비했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전 감독을 경질한 이튿날 곧장 콘테를 불러 새 계약서에 서명했다.
콘테는 토트넘 홋스퍼를 스폰서(Sponsor)로 내세워 근로 비자(Work Permit)를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EPL 관계자들이 받는 국제 스포츠인 비자(International Sportsperson Visa)는 최대 3년까지 영국 거주를 보장해 준다. 다만 연장이 필요할 경우, 영국 정부가 요구하는 조건들을 충족시키면 연장이 가능하다. 이 비자를 통해 영국 거주 기간 5년을 채우면 영주권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 토트넘은 콘테의 비자 발급을 위한 필수 서류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구단에서 마련해 준 확인 서류 외에도 영어 구사 능력을 입증해야 하고, 개인 자산 및 지난 5년치 출입국 기록 증명 등이 필요하다. 서류 미비로 절차상 문제가 생기면 비자 신청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 100만 원을 훌쩍 넘는 비자 신청금 역시 신청자가 재부담해야 한다.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 영국 비자를 받으려면 결핵 검사지까지 제출해야 한다. 다만 콘테의 모국인 이탈리아는 결핵 검사 면제 대상국이다.
현지 언론들은 비자 신청용 서류를 준비하는 데에만 며칠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업무 시작일 최소 3개월 전엔 신청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토트넘은 현지시간 오는 4일 저녁 네덜란드 비테세(피테서)와 콘퍼런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을 치른다. 이 경기가 콘테의 감독 데뷔전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예측이다.
일처리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현지시간 오는 7일 오후 열리는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전에서 ‘감독 콘테’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