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오기 위해서는 일단 구단 매각 절차가 완료돼야 한다. AFP연합뉴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오타니 쇼헤이가 일본 입국 인터뷰에서 소속팀 LA 에인절스에 대해 강한 실망감을 드러내자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오타니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각)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해 가진 일본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시즌이었지만, 에인절스에는 좋지 않은 시즌이었다"며 "우리는 원하는 만큼 좋은 경기를 할 수 없었다. 14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올시즌 정말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에인절스는 올시즌 73승89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에 그치며 8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탈락했다. 2018년 에인절스에 입단한 오타니는 5년 동안 한 번도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시즌 말미에도 "이대로는 이기기 힘들다"며 구단에 전력 보강을 우회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5년간 에인절스 구단을 보고 느낀 점을 이번 입국 인터뷰에서 강하게 표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오타니의 거취는 아트 모레노 구단주가 지난 8월 선언한 "구단 매각 추진"과 연동해 접근해야 한다. 일단 에인절스는 오타니와 내년 연봉 3000만달러에 일찌감치 재계약했다.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장기계약도 아니고 1년 계약을 한 예는 매우 드물다. 그만큼 전략적인 계약이라는 얘기다.
FA가 1년 남은 오타니와 연봉조정 절차까지 밟아가며 소모전을 치른다면 구단 매각에 도움될 리 없다. 또 6년차 연봉 3000만달러에 대해 FA 오타니의 최소 가치가 정해진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다시 말해 오타니와 지금 장기계약을 원한다면 최소 연평균 3000만달러부터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에인절스와 오타니 모두 전략적으로 행동한다고 해도 칼자루는 오타니고 쥐고 있다. 트레이드는 에인절스의 소관이지만, 트레이드 이후 혹은 FA 시장에서는 오타니가 완벽하고도 압도적인 '갑'의 위치에 서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에인절스에 오타니 트레이드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시장 수요는 오타니의 편이다.
다시 구단 매각 얘기로 돌아가면, 오타니 트레이드는 새 구단주가 결정된 이후에나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LA 다저스 팬매체 다저스웨이(Dodgers Way)가 21일 '다저스는 오타니와 에인절스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 그의 영입을 추진할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해 관심을 끈다.
오타니가 공개적으로 에인절스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만큼 다저스가 트레이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다저스웨이는 '오타니는 이번 오프시즌 트레이드되고 나면 연장계약을 통해 큰 돈을 만질 가성이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저스는 오타니 영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타니에 관심을 가질 만한 팀 중 시애틀 매리너스와 뉴욕 메츠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봤다. 다저스웨이는 '오타니가 처음 미국에 올 때 시애틀도 영입전에 참여했지만, 지금은 훌리오 로드리게스와 장기계약을 한 만큼 오타니에게 투자할 돈이 있을 지 모르겠다'며 '오타니를 에인절스에 입단시킨 게 빌리 에플러 메츠 단장이지만, 둘 간의 관계가 돈독하다고 해도 에인절스를 이 지경으로 만든 설계자에게 끌릴까'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논리적으로는 양키스, 다저스, 파드리스가 이 역사적인 영입전에 나서게 된다. 다저스가 경쟁에서 이기길 원한다면, 팜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파내야 한다. 오타니의 부정적 인상을 뒤집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본 수준의 대가와는 달라야 한다'고 했다. 즉 오타니를 위해 유망주들을 대거 내줘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