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된 로멜루 루카쿠(30)가 조세 무리뉴(60) 감독이 과거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겪었던 갈등이 재조명됐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29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루카쿠가 AS로마로 간다. 내년 6월까지 1년 임대가 확정됐다. 루카쿠는 화요일에 로마로 떠난다"며 "10개월 동안 750만 유로(약 107억원)를 받는다. 선수 측에서 이적을 환영했고 거래는 완료됐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로마노는 이적이 사실상 성사됐음을 알리는 본인 특유의 구호인 '히어 위 고(here we go)'를 외쳤다.
이어 로마노는 2시간 뒤 다시 루카쿠의 소식을 덧붙였다. 그는 "루카쿠는 이탈리아 현지시간으로 화요일 오후 5시 로마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댄 프리드킨 로마 구단주가 개인 비행기에 루카쿠를 태워 직접 운전할 예정이다. 프리드킨 구단주의 노력은 토드 보엘리 첼시 구단주와 합의를 이끄는 데 결정적이었다"고 전했다.영국 '디 애슬래틱'도 이날 "첼시가 로마와 루카쿠 1년 임대에 있어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주 티아고 핀토 로마 단장과 구단주의 아들인 라이언 프리드킨이 협상을 위해 런던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협상에서 루카쿠의 임대 이적을 긍정적으로 이끌었다. 로마는 첼시에 임대료 500만 유로(약 71억원)를 주고, 루카쿠의 연봉을 부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루카쿠는 18세였던 2011년 안더레흐트에서 첼시로 이적했다. 하지만 유망주였던 루카쿠에게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으로 한 시즌 임대를 떠난 뒤 2013년 다시 첼시로 돌아와 무리뉴 감독을 처음 만났다. 하지만 루카쿠는 무리뉴 감독 밑에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어 에버튼으로 임대를 떠난 루카쿠는 2013~2014시즌에 공식전 33경기 출전, 16골을 넣으며 맹활약했다. 활약을 인정받아 2014년 에버튼으로 완전이적했다. 이후 에버튼에서 세 시즌을 뛰며 첫 시즌에 10골, 두 번째 시즌 18골, 세 번째 시즌 25골을 넣으며 EPL 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했다.당시 맨유 감독이던 무리뉴 감독이 루카쿠를 원했다. 첼시 시절엔 유망주란 이유로 외면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루카쿠는 2017년 7500만 파운드(1251억)의 거액의 이적료로 맨유로 이적하며 무리뉴 감독과 재회했다. 2017~2018시즌 무리뉴 감독의 신임 속에 51경기 출전, 27골을 넣었다. 하지만 무리뉴가 경질된 후 2018~2019시즌엔 15골로 활약이 줄었다. 이후 루카쿠는 인터밀란으로 이적해 두 시즌 연속 30골 고지를 밟으며 세리에A 무대에서 맹위를 떨쳤다.
루카쿠의 활약을 주목한 첼시가 바로 관심을 보였다. 루카쿠는 2021년 첼시로 이적하며 약 10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2021~2022시즌 리그 8골 2도움에 그치며 인터밀란 시절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와중에 인터뷰 논란이 터졌다. 루카쿠는 '스카이 이탈리아'와 인터뷰에서 "나는 첼시에서 행복하지 않다"며 인터밀란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후 그의 바람대로 첼시에서 탈출해 2022~2023시즌 인터밀란으로 임대를 떠났다. 루카쿠는 공식전 37경기에 출전해 총 14골 6도움을 올리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임대가 끝나자 첼시로 돌아왔다.첼시에서 자리를 찾지 못한 루카쿠는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유벤투스와 토트넘, 알 힐랄 등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은사'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로마를 선택했다. 이로써 루카쿠는 무리뉴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다.
루카쿠와 무리뉴가 재회가 임박하자 과거 맨유 시절 루카쿠의 인터뷰가 재조명됐다. 이날 이탈리아 '디마르지오'에 따르면 루카쿠는 2019년 스카이스포츠 '축구의 왕'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해 "무리뉴 감독과 충돌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다음 날 아무렇지도 않게 '감독님, 오늘은 어때요?'라고 인사해야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첼시 시절 자신을 기용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무리뉴와 첼시 시절 갈등을 겪었다. 나는 경기에 뛰고 싶었지만 무리뉴는 내가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했다. 어린 선수는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경기에 나서길 원하고 감독은 좀 더 실력을 키우길 원한다. 선수와 감독이 겪는 흔한 갈등이었다"며 "하지만 나는 첼시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고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