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언론이 잭팟을 터트리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향한 이정후(25)의 빅리그 첫 시즌 대박을 점쳤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2024년 올 MLB 팀에 뽑힐 10명의 잠재적 후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견수 부문에 이정후의 이름을 써넣었다.
2019년 제정된 ‘올 MLB 팀(ALL-MLB Team)’은 메이저리그 포지션 별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낸 선수로 구성된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구분 없이 한 시즌 성적을 바탕으로 후보를 선정, 팬 투표 50%와 전문가 투표 50%를 합산해 최종 명단이 발표된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퍼스트 팀과 차점자들로 구성된 세컨드 팀으로 나뉜다.
샌프란시스코맨이 된 이정후는 데뷔 첫해부터 올 MLB 팀 중견수 부문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밝은 전망이 나왔다.
MLB.com은 “이정후의 타자 프로필은 마음에 드는 부분이 많다”라며 “이정후는 매우 뛰어난 컨택 능력과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바람의 손자라는 야구 혈통의 보유자다”라며 “이정후의 스프레이 히트는 외야가 넓고 깊은 오라클 파크(샌프란시스코 홈구장)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정후의 나이는 이제 고작 25살이고, 중견수 위치에서 훌륭한 수비력을 뽐내는 선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입단식 기자회견을 인용해 선수의 성공을 점치기도 했다. MLB.com은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어떤 생산력을 연출할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이정후는 공식 입단 기자회견에서 ‘개막전부터 팬들이 내 기술에 깊은 감명을 받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약속에 부응하는 걸 상상하는 건 어렵지 않다”라고 바라봤다.
물론 한국에서 온 낯선 외야수를 마냥 첫해부터 올 MLB 팀의 유력한 후보로 선정한 건 아니었다. 이정후를 향한 의심의 시선도 존재했다.MLB.com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68억 원)라는 초대형 계약에도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한국의 야구 스타(이정후)는 타석에서 몇 가지 우려할만한 모습을 보였다”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구체적으로 “이정후는 부상으로 시즌이 단축된 올해 60%에 가까운 땅볼 비율을 기록했고, 파워도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장타율 또한 2022년과 비교해 .120 정도 하락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각종 우려에도 이정후를 올 MLB 팀 후보 10인에 포함시킨 MLB.com이다. 이정후가 다재다능함을 앞세워 물음표를 느낌표를 바꾼 뒤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낼 것이란 긍정 평가를 내렸다.2023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린 이정후는 지난 13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전통의 강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이정후는 잭팟을 터트리며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일본 천재타자 요시다 마사타카의 5년 9000만 달러를 넘어 메이저리그 아시아 야수 최고액을 경신했다. 투수와 야수 통틀어 1위는 2014년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5500만 달러에 계약한 다나카 마사히로다.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보다 몇 수 아래로 평가받는 KBO리그의 간판타자가 단숨에 아시아 계약 규모 2위를 차지했다.이정후는 16일 샌프란시스코 홈구장인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영어로 “안녕하세요, 자이언츠. 내 이름은 이정후다. 한국에서 온 바람의 손자다. 나를 영입한 샌프란시스코 존슨 구단주 가문과 래리 베어 CEO, 자이디 사장,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에게 특히 감사하다. 어머니, 아버지에게도 감사하다”라며 “어릴 때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게 꿈이었다. 항상 베이에어리어를 좋아했다. 이곳에 이기기 위해 왔다. 동료들과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레츠고 자이언츠”라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MLB.com은 이정후 외에 바비 위트 주니어(유격수, 캔자스시티 로열스), 로이스 루이스(3루수, 미네소타 트윈스), 스펜서 스티어(내야수/외야수, 신시내티 레즈), 에반 카터(외야수, 텍사스 레인저스), 놀란 존스(외야수, 콜로라도 로키스), 야이너 디아즈(포수, 휴스턴 애스트로스), 폴 스케네스(투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조지 커비(투수, 시애틀 매리너스), 이마나가 쇼타(투수, 자유계약선수) 등을 올 MLB 팀 후보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