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미드필더 백승호(27)가 유럽 무대로 돌아간다. 새 행선지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버밍엄시티FC로 결정됐다.
유력 축구계 소식통은 24일 “백승호가 다시 유럽으로 향한다. 3년 간 K리그1 전북 현대에서 뛰다 이달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선수에게 관심을 가진 버밍엄시티와 긴밀한 논의가 이어졌고 마침내 입단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상세한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은 선수인 만큼 기본급 이외에 계약금과 보너스, 프리미어리그(EPL) 승격 옵션 등이 포함됐고, 계약기간은 2년 반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백승호는 2021년 3월 다름슈타트(독일)를 떠난 지 3년 만에 유럽에 다시 입성하게 됐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 유스에서 성장해 가장 먼저 B팀(2군)을 밟았던 그는 지로나FC, CF페랄라다(이상 스페인)를 거쳐 2019년 8월 다름슈타트(독일)로 이적했다.
그러나 유럽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는 없었다.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2021년 3월 다름슈타트를 떠나 당시 K리그1 최강으로 군림한 전북으로 향했다.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K리그 82경기를 소화하며 9골·6도움을 기록했고 이 기간 전북은 K리그1 우승 1회(2021년), FA컵 우승 1회(2022년)에 성공했다.
백승호는 2022카타르월드컵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이름을 유럽 주요 스카우트에게 각인시켰다. 브라질과 16강전에서 통렬한 중거리포를 성공시킨 것이 계기였다. 독일 분데스리가 클럽들이 진지한 관심을 드러냈다.
물론 실제 협상 테이블은 열리지 못했다. 여전히 신분이 자유롭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좋은 기회가 열렸다. 와일드카드(기준 연령 초과 선수)로 동행한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북과 계약 마지막 해에 병역 혜택을 얻은 백승호의 목표는 분명했다. 유럽 복귀로 일찌감치 마음을 정했다. K리그1 여러 팀들도 관심을 드러냈으나 국내에 남는다면 전북 잔류만 염두에 뒀다는 후문이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럽 채널과 소통해온 백승호에게 가장 적극적으로 다가온 팀이 버밍엄시티였다. 챔피언십의 또 다른 유력 구단인 선덜랜드도 거의 동시에 구애의 손짓을 보냈으나 선수의 마음은 버밍엄시티로 향했다. 프랑스 리그앙(1부), 분데스리가 팀들도 다가왔지만 겨울 이적시장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탓에 빠르게 마음의 결정을 했다.
1875년 창단된 오랜 전통의 버밍엄시티는 EPL과 챔피언십을 오갔으나 2016~2017시즌을 기점으로 챔피언십에 머물고 있다. 이번 시즌도 전반기 극심한 부진 속에 8승8무12패, 승점 32로 하위권을 오가고 있으나 올 1월 성적 부진으로 결별한 웨인 루니 전 감독을 대신해 토니 모브레이 감독이 부임한 뒤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