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도 우승 후보 같은데…" 우승 단장의 경계는 진짜였다, 8G 만에 드러난 실체 '벌써 1위'

197 0 0 2024-04-01 15:16: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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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프로야구 LG 트윈스를 29년 만에 통합 우승으로 이끈 차명석 단장은 지난 2월 중순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 한화 이글스의 전력을 무척 높이 평가했다. ‘괴물 투수’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마치고 한화에 전격 복귀한 뒤였다. 

그때만 해도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LG와 KT 위즈 그리고 KIA 타이거즈가 ‘3강’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차명석 단장은 “류현진이 오면서 한화도 우승 후보가 된 것 같다. 안치홍도 데려왔고, 전력 보강을 잘했다. 신인 황준서도 좋다고 한다”며 3강 구도를 뒤흔들 강력한 다크호스로 한화를 꼽았다. 

류현진이 돌아왔지만 한화 전력을 두고 여러 평가와 시각이 있었다. 앞서 5년간 9-10-10-10-9위로 하위권에 맴돌 만큼 기본 전력이 약했고, 외국인 선수 구성에 있어 물음표가 붙어있었다. 재계약을 한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가 다른 팀 투수들보다 무게감이 떨어져 보였고, 새로운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도 기대는 되지만 확실한 전력이 될지는 미지수인 상태였다. 

압도적 하위권이었던 지난 5년보다 분명 전력이 크게 좋아졌고, 5강을 위협할 만한 다크호스가 될 순 있어도 당장 선두권 싸움을 벌일 정도는 아니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한화를 5강권 밖으로 전망한 해설위원들도 있었다. 

하지만 한화를 두고 우승 후보라고 칭했던 차명석 단장의 예견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모양새다. 이제 개막 8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극초반이긴 하지만 한화가 순위표 맨 꼭대기를 오르면서 심상치 않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0일 대전 KT전에서 8-5로 승리하며 2017년 6월2일 이후 17년 만에 단독 1위(개막 7경기 이상 기준)에 오르더니 31일 KT전도 14-3 대승을 거두며 단독 1위 자리를 지켰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23일 잠실 LG전에서 패했지만 이후 7경기를 내리 이겼다. 24일 LG전에 첫 승을 신고한 뒤 26~28일 문학 SSG 랜더스전, 29~31일 대전 KT전을 연이어 싹쓸이했다. 한화가 3연전 2개 시리즈 모두 스윕으로 가져간 건 2006년 5월12~14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 16~18일 문학 SK 와이번스전 이후 18년 만이다. 인천 원정에서의 스윕은 2006년 5월16~18일 이후 18년 만이고, 대전 홈에서 KT를 상대로 스윕한 건 처음이었다.  

개막 8경기 기준으로 한화가 7승1패를 거둔 것도 전신 빙그레 시절인 1992년 이후 32년 만으로 구단 역대 최고 스타트다. 그해 7승1패로 시작한 빙그레는 정규리그 1위(81승43패2무)에 오르며 구단 역대 최고 승률(.651)을 찍었다. 

단 8경기이고, 어느 팀이든 좋은 시기와 안 좋은 시기가 있다. 지금 성적을 갖고 남은 시즌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결과보다 경기 내용이 한화를 향한 기대감을 더욱 높인다. 54득점 29실점으로 득실점 마진 +26으로 지난해 1~3위에 오른 팀들을 상대로 7연승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무리하게 쥐어 짜내면서 거둔 승리가 아니라 순리대로, 투타에서 힘 대 힘으로 붙어 이기는 경기를 펼치고 있다. 

가장 큰 부분은 ‘선발 야구’가 된다는 것이다. 7승 중 6승이 선발승이다. 아직 승리가 없긴 하지만 류현진을 필두로 펠릭스 페냐(2승), 김민우, 리카르도 산체스, 문동주, 황준서(이상 1승) 등 준수한 선발 자원이 6명이나 된다. 선발투수들이 경기 초중반까지 안정적으로 끌어주면서 7연승 기간 모두 5회까지 리드를 잡았다. 2연속 스윕 기간에는 한 번도 선취점을 내주지 않았다.  

타선은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지만 페라자가 대박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8경기 타율 5할1푼7리(29타수 15안타) 4홈런 7타점 6볼넷 6삼진 OPS 1.617로 리그를 폭격할 페이스. 대부분의 외국인 타자들은 변화구에 약점이 있는데 페라자는 홈런 4개 모두 변화구를 공략할 정도로 타이밍을 잘 맞춘다. FA 영입한 채은성과 안치홍, 지난해 홈런왕 노시환이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나머지 포지션에선 경쟁 체제가 구축돼 팀 내에 건강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무엇보다 암흑기 기간 매년 시즌 초반부터 처지면서 수렁에 빠졌는데 그런 패배 의식을 걷어내고 분위기를 탄 것이 고무적이다. 최원호 감독도 단독 1위에 대해 “몇 경기 안 했는데 순위는 큰 의미 없다. 그보다 몇 년간 우리가 하위권에 있었고, 특히 시즌 초반에 패가 많아 시즌을 치르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다른 해보다 기대를 갖고 시작한 시즌이고, 초반 출발 흐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결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앞으로 시즌은 136경기나 더 남아있고, 온갖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겠지만 한화가 이렇게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는 것만으로도 팀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확 달라진 한화에 대전 팬심도 폭발하고 있다. 12년 만에 돌아온 류현진의 복귀만으로도 흥행 몰이가 예상됐는데 성적까지 오르면서 대폭발 조짐이다. 홈 개막 3연전 모두 만원 관중(1만2000명)을 이룬 것은 구단 최초. 대전 홈 개막전에는 구단주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아 응원하며 선수단에 격려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주장 채은성과 함께 김승연 회장으로부터 직접 격려를 받은 문동주는 “회장님이 방문하실 정도로 우리 팀 분위기가 좋다는 것을 느꼈다. 개막 3연전이 매진될 정도로 팬분들도 많이 오시고, 선수단 내 분위기도 너무 좋다. 질 것 같지 않은 느낌을 받는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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