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축구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번호 '7번'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당대 최고 선수를 가리키는 상징이자 축구인 최대 영예다. 이 번호를 달고 뛴 선수 명단만 훑어도 무게감을 느낄 수 있다.
빌리 메레디스, 조지 베스트,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 그 시대 프리미어리그(PL)를 주름잡은 레전드에게만 허락된 유니폼이 맨유 7번이다.
하나 그것도 옛말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 유벤투스)가 떠난 뒤 맨유 7번은 좀체 제 주인을 만나지 못했다.
인도 유력 뉴스 채널 '리퍼블릭월드'는 12일(한국 시간) "호날두가 (2009년 7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뒤 맨유 7번 위상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5명이 물려받았지만 이들은 총 15골을 뽑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배턴 터치 첫 주자는 마이클 오언(40)이었다. 2009-10시즌에 7번을 달고 피치를 누볐다.
하나 오언은 예전 그 원더보이가 아니었다. 이미 전성기가 지난 공격수였다.
리그 19경기에 나서 3골에 그쳤다. 이후 2시즌 더 뛰었지만 2골을 추가하는 데 머물렀다. 맨유 7번에 어울리는 성적을 못 남기고 2012년 스토크 시티로 이적했다.
▲ 알렉시스 산체스오언이 떠난 뒤 안토니오 발렌시아, 앙헬 디 마리아, 멤피스 데파이가 차례로 물려받았다. 이들도 마찬가지.
발렌시아는 2년 만에 스스로 등 번호를 반납했고, 디 마리아는 3골에 그쳤으며 데파이는 자타공인 역대 최악의 No.7이란 혹평을 들었다.
이후 알렉시스 산체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데파이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커리어를 남겼다. 2017-18시즌 합류해 2시즌간 38경기 3골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쌓았다.
리퍼블릭월드는 "상술한 5명이 맨유 7번을 달고 PL에서 기록한 득점은 총 15골에 불과하다. 호날두 홀로 84골을 꽂은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는 수치"라며 맨유 7번이 예전 위상을 잃었음을 꼬집었다.
이제는 올드 트래포드에 입성한 스타들에게 족쇄 노릇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