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
토론토 류현진 | 게티이미지 코리아
팬그래프닷컴이 ‘토론토는 이미 류현진으로부터 본전을 뽑았다’고 분석했다. 4년, 8000만달러 계약이 전혀 아깝지 않다는 분석이다.
팬그래프닷컴은 ‘33세 시즌을 맞는 류현진에게 4년, 8000만달러는 위험한 계약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구속이 조금씩 떨어지는 듯 했고, 류현진에게는 항상 건강 문제가 따라다녔다는 것이 이유였다. 팬그래프닷컴은 류현진의 적정 몸값으로 총액 3200만달러를 예상하기도 했다.
그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는 점을 인정했다. 류현진은 4승2패, 평균자책 3.00에다 FIP 3.02를 기록 중이다. 팬그래프닷컴의 23일 기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 계산에서도 1.7을 기록하면서 빼어난 활약을 증명했다. 지난 겨울 FA 계약을 한 투수 중 전체 2위에 해당한다. 필라델피아와 계약한 잭 휠러(1.8)에 조금 뒤졌을 뿐 역대 최고 계약을 한 양키스 게릿 콜(1.3)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
무엇보다 토론토를 가을야구로 이끌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실상의 하드 캐리다. 토론토 투수진 중 류현진 홀로 WAR 1.7을 기록할 뿐 나머지 선수들의 WAR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태너 로아크의 WAR은 -0.7밖에 되지 않는다. 류현진 제외 가장 높은 투수가 타이후안 워커지만 겨우 0.3에 그친다. 나머지 투수들은 있으나마나 한 수준이어서 사실상 류현진 혼자 팀을 이끌다시피 했다.
토론토 투수들의 성적 비교. WAR을 따지면 거의 류현진과 아이들 수준이다. 팬그래프닷컴은 나머지 투수들에 대해 “대체선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팬그래프닷컴 캡처
실제 토론토는 류현진이 아니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가능했다. 류현진이 등판한 11경기에서 토론토는 8승3패를 거뒀는데, 류현진이 나오지 않은 경기는 20승24패로 승률 5할에 한참 못 미친다.
팬그래프닷컴의 분석에 따르면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여전히 리그 최상위 수준이고, 여기에 커터가 더 뛰어난 공으로 발전했다. 커터의 헛스윙률이 30.3%로 높아졌는데, 지난해보다 7%나 늘어난 수치다. 구속이 조금 줄기는 했지만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다. 볼넷과 홈런 억지력이 여전하고 헛스윙률은 커리어 하이를 기록 중이다. 덩달아 삼진률도 높아졌는데, 이는 다저스 수비진과 토론토 수비진의 차이를 고려하면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류현진이 삼진을 더 많이 잡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거기에 맞춰 진화했다고 볼 수 있는 점이다.
팬그래프닷컴은 ‘토론토는 이미 류현진에 대한 ROI(투자수익률)를 충분히 맛봤다’고 전했다. 류현진 혼자 다 했다는 뜻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