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중 울린 19세 한화 신인, 결승타 치고 야간 특타까지

561 0 0 2020-09-25 10:09: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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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김성락 기자] 한화 임종찬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린 뒤 미소짓고 있다. /ksl0919@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다 뜯어고쳐 주세요.”

한화의 2001년생 신인 외야수 임종찬(19)은 시즌 초반 퓨처스리그에서 슬럼프에 빠졌다. 당시 퓨처스 타격코치였던 정경배 수석코치를 찾아 “다 뜯어고쳐 주세요”라는 부탁을 했다. 퓨처스 팀을 이끌었던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어린 선수가 그렇게 말하는 게 쉽지 않다. 야구에 욕심이 많고, 승부욕이 강하다. 2군 스프링캠프 때부터 계속 봤는데 개인 훈련도 아주 열심히 한다. 좋은 기질을 갖고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임종찬의 남다른 ‘기질’이 24일 대전 롯데전에서 빛을 발했다. 4-4 동점으로 맞선 8회말 1사 만루 찬스. 임종찬은 롯데 마무리투수 김원중의 초구 포크볼을 벼락 같은 스윙으로 받아쳤다.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큼지막한 타구에 주자 3명이 모두 홈에 들어왔다. 승부를 가른 싹쓸이 3타점 2루타. 한화의 시즌 첫 4연승을 이끈 결승타였다. 

경험이 많지 않은 19세 신인. 올 시즌 18세이브를 거둔 ‘강속구 마무리’ 김원중의 존재감에 눌릴 수 있었지만 오히려 초구부터 과감하게 휘둘렀다. 임종찬은 “초구를 노렸다. 상대 투수가 팀의 마무리이지만 난 아직 부족한 선수다. 내가 먼저 움츠러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격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고척 키움전에도 5-5 동점이던 연장 12회초 결승타를 터뜨린 바 있다. 19세 신인답지 않게 승부처에도 자신 있게 스윙할 줄 안다. 

북일고를 졸업하고 올해 2차 3라운드 전체 28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우투좌타 외야수 임종찬은 지난 7월 1군에 데뷔했다. 38경기 타율 2할6푼3리 21안타 1홈런 11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9월 15경기 31타수 10안타 타율 3할2푼3리 1홈런 9타점 OPS .834를 기록, 실력이 쑥쑥 성장하는 게 눈에 보인다. 

[OSEN=대전, 김성락 기자] 8회말 1사 만루 한화 임종찬이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리고 있다./ksl0919@osen.co.kr

임종찬은 “코치님들이 좋은 말씀으로 신경을 많이 써주신 덕분이다. 타격을 하고 나서 자세가 무너지는 법을 고치면서 밸런스가 좋아졌다. 경기에 자주 나가다 보니 자신감도 생긴다. 수비도 부족하지만 부담이 줄긴 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광주 KIA전에선 우익수 자리에서 총알 같은 홈 송구로 보살을 잡아내 눈길을 끌었다. 고교 시절 투수로 140km대 중반 빠른 공을 던진 강견이다. 

임종찬은 타석을 마친 뒤 수첩에 메모를 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고교 시절부터 틈틈이 메모를 해왔고, 프로 입단 후 송구홍 육성총괄의 조언을 받아 메모하는 습관을 들였다. 임종찬은 “요즘은 카메라가 안 보이는 곳에서 메모를 한다”며 쑥스러워한 뒤 “타석 때마다 내가 느낀 것이나 상대 투수 구종을 메모한다. 메모한 것을 보면 그 타석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아직 기량이 부족한데 1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고 있다. 더 잘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 프로 선수에 맞게 성장해나가고 싶다”며 “남은 시즌도 어떤 기록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야구장에 오실 수 없지만 팬 분들이 우리가 좋은 모습을 보여줄 때 좋아해주시니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수훈 선수 인터뷰를 마친 뒤에도 임종찬은 유니폼을 벗지 않았다. 다시 방망이를 들고 그라운드에 나왔다. 밤 10시가 훌쩍 넘은 야심한 시간이었지만 또래 선수들과 자발적으로 남아 야간 특타를 이어갔다. 삼진을 당한 전날도, 결승타를 터뜨린 이날도 임종찬은 특타를 멈추지 않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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