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모멘트]'양석환 11구 볼넷+오지환 3루 질주' 절실했던 LG에 승리 안긴 두 장면

763 0 0 2020-10-24 08:37: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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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t위즈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6일 수원 kt위즈 파크에서 열렸다. LG 양석환이 9회초 1사 3루에서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9.26/[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의 시즌 최종전.

LG 트윈스는 승리가 절실했다. 다음날 창원 NC전까지 원정 2연승을 거두면 플레이오프 직행의 9부 능선을 넘게되는 상황.

LG 류중일 감독도 필승의지를 다졌다.

류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다른 팀 상황을 떠나 일단 우리가 이기고 봐야 한다. 오늘 대전에서 NC가 만약 우승을 확정 짓지 못할 경우 내일 총력전으로 나올 테니 우리도 NC도 가급적 이겼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다른 팀이 이기고 지고를 떠나 우리가 이기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선두 NC는 한화에 덜미를 잡혔다. 안방에서 1위를 확정 짓기 위해 24일 LG전에 총력전을 펼칠 공산이 커졌다.

여러 모로 반드시 잡아야 했던 23일 KIA전.

하지만 상황이 묘하게 흘렀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필승 부담감 속에 'KIA킬러' 켈리가 흔들렸다. 1회 제구가 가운데로 몰리며 1사 후 4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최형우의 선제 3점홈런이 포함됐다. 0-3의 불안한 출발.

반면, 부담제로 KIA 좌완 선발 김기훈은 컨디션이 좋아보였다. 1,2회 6타자를 단 22구 만에 퍼펙트로 마무리 했다.

김기훈에게 길게 끌려갈 수록 급해지는 건 LG벤치 쪽이었다. 빠른 공략이 절실했다.

2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3회 2사 3루에서 볼이 빠진 사이에 3루주자 오지환이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10.20/초조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류중일 감독.

구원자가 나타났다. 좌완 김기훈에 맞춰 7번 1루수로 배치한 양석환이었다. 0-3으로 뒤진 3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한 양석환은 2B2S에서 파울을 5개나 쳐내는 끈질긴 승부로 김기훈을 괴롭혔다. 결국 11구 승부 끝에 선두타자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 11구 볼넷 하나가 잘 던지던 김기훈을 거세게 흔들었다.

볼넷과 번트 수비 때 송구실책까지 범하며 무사 만루. 홍창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시작으로 땅볼, 희생플라이로 순식간에 안타 없이 3-3 동점이 됐다. 이어진 2사 1루서 김현수의 역전 적시 2루타가 터졌다. LG의 이날 첫 안타가 역전타였다. 거슬러 올라가면 양석환의 11구 볼넷이 만들어낸 나비효과였다.

LG벤치, 4-3 박빙의 리드로는 불안했다.

기회가 될 때마다 희생번트를 지시하며 추가점을 노렸다.

애타게 바라던 추가점은 5회에 나왔다.

물꼬를 터준 선수는 오지환이었다. 1사 후 풀카운트 승부 끝에 1루를 밟았다. 이형종이 친 강습 타구가 3루수 글러브를 맞고 굴절되면서 좌익수 쪽으로 흘렀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라 스타트를 빠르게 끊을 수 없었던 상황. 하지만 오지환은 주저 없이 2루를 거쳐 3루로 내달렸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세이프.

1사 상황이라 1,2루와 1,3루는 천양지차였다. 결국 LG는 이어진 찬스에서 밀어내기 볼넷과 희생플라이로 2점을 보태며 6-3으로 달아났다. KIA가 6회 1점을 추격했음을 감안하면 천금 같았던 추가점. 오지환의 공격적 주루플레이가 발판이 됐다.

결국 LG는 천신만고 끝에 8대4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 직행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양석환과 오지환의 근성이 만들어낸 천금 같은 승리. 만약 패했다면? 올시즌 LG 야구의 농사가 달라질 수도 있었던 중요한 승부처에서 빛난 두 야수의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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