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과 호흡 문제에서 점차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는 윌 스미스[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23일(한국시간) 콜로라도전에 선발로 나설 류현진의 짝으로 신예 포수 윌 스미스를 선택했다. 현지의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로버츠 감독은 둘 사이의 호흡이 더 나아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다행히 두 선수의 호흡은 더 발전했다. 류현진은 이날 7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3실점으로 호투, 팀 7-4 승리를 이끌고 시즌 13승째를 거뒀다. 홈런 두 방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실투에 가까웠다. 전반적으로 류현진의 제구가 안정되는 양상이 뚜렷했고, 스미스도 조금 다른 패턴으로 류현진을 이끌었다. 지난 경기에 비해 하이패스트볼을 요구하는 비중이 늘어났다.
현지 언론들은 두 선수의 호흡이 잘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경기 선발 라인업이 발표된 뒤 우려를 나왔던 이유다. 베테랑 러셀 마틴을 붙이는 게 더 낫다는 분석이 끊이지 않았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래틱’은 24일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고 단언했다. 스미스보다 마틴이 홈플레이트에 앉아있을 때 류현진의 성적이 월등히 더 좋았다.
마틴과 짝을 이뤘을 때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60이었다. 반대로 22일까지 스미스와 함께 한 경기에서는 5.81이었다.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는 러셀과 0.559, 스미스와 0.837이었다.
하지만 23일 경기 결과로 다저스는 물론 스미스도 한숨을 돌렸다. 스미스는 이날 류현진을 잘 리드했을 뿐만 아니라 홈런까지 치며 맹활약했다. 스미스는 류현진과 호흡을 되돌아보며 “(이전에도) 끔찍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단지 그(류현진)가 일년 내내 하고 있었던 일이 아니었을 뿐이다”고 애써 위안을 삼았다.
류현진은 전형적인 구위파 선수가 아니다. 제구와 커맨드, 그리고 다양한 구종으로 상대와 승부한다. 어쩌면 포수로서는 리드하기 더 어려운 유형이다. 스미스도 인정했다. 스미스는 “당신이 정말 보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면서 “(다른 투수에 비해) 시간이 좀 더 걸린다. 다만 오늘은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었던 좋은 날이었다”고 나아지는 호흡에 만족스러워했다.
류현진도 루키 포수를 감쌌다. 그간 류현진은 자신의 부진이 스미스 탓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해왔다. 자신의 문제였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경기 후 “그가 포수로 나서기 시작했을 때 내 부진이 시작됐다. 그래서 사실 스미스에게 미안하다”면서 “오늘은 잘했다. 그는 적절한 투구를 요구했고, 나는 그것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그가 원하는 곳에 투구를 했다면 홈런으로 이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스미스는 상대적으로 공격에 장점이 있는 포수다. 포스트시즌에서 일발장타는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이다. 이 능력은 마틴에 비해 우위다. 류현진이 나설 때 벤치도 마틴 출전을 고려하겠지만, 공격이 필요한 날에는 스미스가 그대로 나서야 한다. 매번 마틴과 맞춰줄 수는 없다.
그런 측면에서 두 선수의 발전하는 호흡은 다저스 벤치에 큰 소득이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과 스미스의 조합이 아주 좋아보였다”고 웃었다. 다저스가 큰 고비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