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레전드' 카림 벤제마(35)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리그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환상의 짝꿍'이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 알 나스르)와 같은 리그에 몸담을 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레알은 4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주장’ 벤제마와 동행을 마무리한다. 우리의 위대한 전설 중 한 명인 선수에게 감사와 애정을 표한다”고 알렸다.
벤제마는 2009년 21세의 나이로 레알 유니폼을 입고 이번 시즌까지 14시즌을 소화했다. 그 기간 동안 그는 스페인 라리가 우승 4회, 국왕컵 우승 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5회 등을 경험했다.
2021-2022시즌 때 라리가 득점왕(27골)을 차지하고 벤제마는 지난해 발롱도르까지 수상했다. 이번 시즌 라리가에선 35세 나이에도 불구하고 18골을 책임지며 득점 부문 2위를 차지했다.
레알에서 통산 647경기에 출전해 353골을 넣은 벤제마는 레알 역대 두 번째 최다 득점자다. 그가 구단의 ‘레전드’로 불리는 이유다.
벤제마와 이별한 레알은 “우리의 가치를 높인 '대표 선수' 벤제마는 이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얻었다”며 “레알은 그의 고향으로 항상 남을 것이다. 인생 새로운 단계에서 벤제마와 벤제마 가족들은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빌었다.
이날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벤제마는 사우디 리그 알 이티하드와 2년 계약을 맺을 것이란 소식이다.
스페인 매체 ‘아스’도 같은 소식을 전했다. 2억 유로(약 2804억 원)의 몸값을 자랑하며 벤제마가 이적할 것이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그가 2030년 사우디의 월드컵 유치 경쟁 앰버서더로 임명돼 보너스도 함께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스’는 “2022카타르월드컵 이후 사우디 리그로 향한 호날두에 이어 벤제마는 두 번째 주자가 될 것”이라면서 “벤제마는 알 이티하드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호날두와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호날두와 벤제마는 같은 시기에 레알 유니폼을 입었다. ‘2009년 여름’ 입단 동기다. 호날두는 2018년까지 레알에서 뛴 뒤 이탈리아 리그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는 ‘레알 최고의 파트너’로 342경기를 함께 뛰었다.
벤제마가 보도대로 ‘오일 머니’ 리그로 간다면 두 사람은 그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 사우디 리그에 함께 몸담는다. 지난 겨울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떠나 알 나스르로 향했다.
한편 벤제마의 레알 작별 소식을 전하면서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이제 레알은 벤제마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며 토트넘 ‘공격 에이스’ 케인을 언급했다.
매체는 “케인이 토트넘과 잉글랜드 국가대표에서 보여준 득점력을 감안하면 레알의 영입 리스트 상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며 “암울한 시즌을 보낸 토트넘이지만 케인은 그래도 올 시즌 모든 경기 통틀어 49경기에 나서 32골을 기록했다”말했다.
2009년부터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케인은 2011~2013년까지 임대 생활을 한 뒤 본격적으로 토트넘에서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이젠 토트넘에서 없어선 안될 자원이다. 더불어 그는 잉글랜드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잉글랜드 성인국가대표팀 주축이기도 하다.
케인은 2024년 6월까지 토트넘과 계약돼 있다. 토트넘이 만약 케인과 재계약을 맺지 않고, 팔기 위한다면 다가오는 여름이 적기다. 이적료를 받을 수 있을 때 팔아야 한다.
‘풋볼런던’은 “곧 계약 마지막 해에 접어드는 케인의 이적설은 그가 토트넘과 재계약을 체결, 또는 다른 클럽으로 이적하지 않는 한 계속 나올 것”이라며 “다음 시즌 트로피를 노리는 맨유가 현재 케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레알이 케인을 벤제마 대체자로 염두에 두고 있다면 맨유의 경쟁자가 등장하는 셈”이라고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