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 감독을 놀리게 한 이명관이 신한은행을 상대로 맹활약했다.
아산 우리은행은 22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92-78로 승리했다.
승리의 일등공신 중 한 명은 이명관이다. 이명관은 27분 56초를 뛰며 17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로 다방면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3점슛 4개를 던져 3개를 적중시키는 등 야투 7개 중 5개가 림을 갈랐다.
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이 약해졌다. 김정은이 부천 하나원큐로 이적했고, 박혜진은 개인 사정으로 오프시즌 팀 훈련을 함께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기대를 받은 이적생 유승희가 개막전에서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이탈했다.
그럼에도 이날 경기 전까지 개막 4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질주했다. 그 원동력 중 한 가지는 이명관의 깜짝 활약이다. 오프시즌 우리은행에 새 둥지를 튼 이명관은 발바닥 수술을 받아 재활에만 매진했다.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음에도 3경기에서 평균 26분 56초 동안 8.7점 3.0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알토란같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신한은행과의 경기 전 이명관에 대해 “오프시즌 팀 훈련을 거의 못했다. 뭘 잘하는지 파악이 안 됐다. 그런데도 컷인해서 레이업하고, 3점슛 던지고, 수비하는 걸 보면서 ‘얘는 정체가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훈련을 열심히 해야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 훈련을 안 하면 경기에 내보내지 않는다. 하지만 (이)명관이는 시간 벌기 위해 투입한 건데 잘한다. ‘훈련을 시키면 못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아직 발바닥이 좋지 않아서 무리하면 안 된다. 농구를 할 때와 피해줄 때는 아는 선수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어디로 갈지 몰라서 동선이 겹치는데 명관이는 다르다. 또한 슈팅력이 있어서 스페이싱이 된다. 득점을 받아먹는 능력도 있다. 우리팀은 (김)단비, (박)혜진이, (박)지현이까지 3명의 볼 핸들러가 있기 때문에 최적화된 선수가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사령탑의 칭찬을 들었을까. 이명관은 신한은행전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뽐냈다. 1쿼터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스틸 2개를 해냈고, 외곽에서 3점슛을 터트렸다. 2쿼터에는 공격에서 더욱 힘을 냈다. 외곽포 2방 포함 8점을 몰아치며 팀을 이끌었다.
후반 들어서도 이명관은 꾸준히 존재감을 뽐냈다. 재치 있는 수비로 스틸을 해낸데 이어 또 한번 3점슛을 꽂았다. 자신감이 붙은 그는 4쿼터 적극적인 플레이로 자유투를 얻어냈다. 후반 들어 점수차를 벌린 우리은행은 별다른 위기 없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명관과 더불어 박지현(17점 9리바운드 11어시스트)이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고, 박혜진(19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도 힘을 냈다. 개막 5연승과 더불어 1라운드 전승을 기록한 우리은행은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한편, 신한은행은 구슬(24점 3점슛 4개 4어시스트)이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패배로 개막 5연패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