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에릭 턴하흐 감독이 이름값 높은 선수들을 내보내고 선수들과 마찰을 일으키는 이유에 대한 색다른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매체 '미러'는 9일(한국시간) "턴하흐는 맨유 구단 내에 존재하는 허영심을 물리치기 위해 싸우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매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턴하흐와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은 뒤 맨유를 떠나게 됐다"며 "호날두는 구단과 감독보다 더 대단한 선수는 없다는 사실을 목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호날두와 마찬가지로 8900만 파운드(1500억원)라는 맨유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폴 포그바와 우루과이 출신 월드클래스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 같은 자존심 센 선수들도 맨유를 떠나야했다.
지금도 턴하흐는 윙어 제이든 산초가 항명하자 즉시 1군 훈련에서 제외하고 유스 선수들과 훈련하라며 '귀양'보냈다. '팀 위에 군림하려는 선수들'과 불화를 감수하고 있다.
선수들 성격이 팀워크를 저해한다는 것은 구단도 이전부터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러'는 지난 2019년 올레 군나르 솔샤르 당시 맨유 감독이 전 맨유 미드필더로, 황금기에 주장을 역임했던 로이 킨을 불러 선수들에게 훈화해달라고 부탁했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맨유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도 애를 먹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신적인 각성이 필요했다.
킨은 흔쾌히 훈련장을 찾아 선수들을 소집한 뒤 진정한 맨유 선수의 자질을 설파했다. 그러나 한 익명의 선수가 킨의 라커룸 토크 중 보였던 불성실한 태도로 킨이 크게 실망을 느꼈다. 당시 구단 훈련장에서 근무하던 '미러' 정보원에 따르면 "킨은 올바른 맨유 선수라면 가져야할 정신에 대해 완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선수들에게 이를 전파했지만 한 선수가 킨의 말에 집중하지않고 잡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사건 2달 뒤엔 당시 맨유의 미드필더로 뛰고 있던 프레드가 브라질 매체 '데 솔라'와 인터뷰를 하며 "맨유는 현재 많이 저조하다. 팀 모두가 발전해야 한다. 우리는 현재 '팀워크에 대한 마음 가짐'이 전무한 상태"라고 폭로하며 구단 내부 상황이 전혀 희망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어 프레드는 "문제가 없는 팀이 어딨겠냐마는, 우리는 허영심이라는 문제를 갖고 있다"며 "그런 (자존심만 강한) 생각을 멈추고 그저 경기를 열심히 뛰어야 한다. 골을 넣어야겠다는 일념을 갖고 뛰어야 하고 집중하며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해야 함에도 선수간 화합은 없었다는 것이 프레드 주장이다. 그는 "우리 모두가 한 곳을 바라봐야하지만 몇몇 선수는 목적이 다른 곳에 있는 것 같다"며 "문제를 홀로 해결하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이는 틀린 방법"이라고도 했다.
턴하흐는 강인한 성격으로 선수단과의 마찰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감독의 능력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이론을 갖고 있다는 것이 마치 과거 맨유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과도 비슷해보인다.
기존 선수단 내부에 뿌리박힌 자만과 허영을 박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아약스 선수들을 영입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기존에 써봤던 선수기 때문에 더욱 통제하기가 쉬울 것이라는 생각으로 보인다.
현재 맨유서 턴하흐와 전면적인 갈등을 벌이고 있는 제이든 산초나 지난 경기서 교체되며 불만을 터뜨린 앙토니 마르시알이 턴하흐가 직접 영입한 선수는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도 보인다.
맨유는 오는 1월 이적시장에 턴하흐 심기를 거스른 산초를 완전히 내칠 것으로 보인다.
산초가 맨유에 오기 전 뛰었던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가장 유력한 이적처다. 이탈리아 유벤투스, 사우디아라비아 팀들도 산초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