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드리블을 시도하는 크리스티안 로메로. /AFPBBNews=뉴스1게리 네빌. /AFPBBNews=뉴스1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수비수 게리 네빌(48)을 비롯한 레전드들이 토트넘 홋스퍼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25)를 강하게 비판했다.
네빌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로메로는 완전히 미쳤다"라며 "솔직히 화가 났다. 퇴장 상황이 맞았다. 그는 항상 태클을 시도하는 것 같다. 속도를 늦추는 것은 그의 머리 속에 없는 듯하다"라고 밝혔다.
토트넘은 11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4-1로 이겼다. 로메로는 이날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후반 막바지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경기 종료 약 10분 전 로메로는 상대 공격수 칼럼 윌슨(31)을 강한 태클로 막아섰다. 스터드가 발목 쪽으로 향한 무리한 파울이었다.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네빌은 해당 상황이 퇴장감이라고 봤다. 그는 "명백한 레드카드다. 동정심도 들지 않았다. 윌슨은 무방비 상태였다. 로메로의 발은 공을 넘어 윌슨의 발목까지 향했다"라고 말했다.
운이 좋았다고 봤다. 로메로가 레드카드를 면하자 네빌은 "이번에는 퇴장 상황을 피했다"라며 "하지만 토트넘은 이에 대해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로메로의 공격성을 빼앗고 싶지는 않다. 허나 그는 통제력을 기를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마이클 도슨(40) 전 토트넘 수비수도 로메로에 일침을 놨다. 그는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멍청한 파울이었다. 어리석은 행동이다. 그렇게까지 과격한 태클을 시도할 필요가 없었다. 정상 범위를 넘어선 상황이었다"라고 거들었다.
토트넘 전 주장 제이미 레드냅. /AFPBBNews=뉴스1크리스티안 로메로(왼쪽)가 첼시전 퇴장 명령을 받았다. /AFPBBNews=뉴스1제이미 레드냅(40) 전 토트넘 주장도 결이 같았다. 그는 "악의에 찬 태클이었다. 팀에게 피해를 줄 뿐이다"라며 "로메로는 퇴장당할 수 있는 경우가 너무 많다. 누군가는 그가 토트넘의 부주장이기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키 판 더 펜(22)이 부상으로 빠져 이미 토트넘 수비 숫자는 부족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승리 후 인터뷰에서 주장 손흥민(31)은 "이겼을 때 즐거운 것은 더 분명하다"라며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항상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에도 말했듯 토트넘은 상대 박스 안에서 더 무자비해야 한다. 또한 냉철해야 한다. 뉴캐슬을 4-1로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 강한 팀이다. 선수들과 팬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실제로 토트넘은 올 시즌 로메로의 퇴장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은 바 있다. 로메로는 지난 7일 첼시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도 레드카드를 받았다. 전반 33분 첼시 미드필더 엔소 페르난데스(23)의 정강이 쪽으로 태클을 시도했고, 페널티킥 선언과 함께 퇴장당했다. 6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던 토트넘은 실점과 함께 수적 열세에 몰렸다.
흐름이 깨진 순간이었다. 토트넘은 10경기에서 8승 2무를 거두며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로메로의 퇴장 여파가 컸다. 이 경기에서 주축 수비수 판 더 펜이 상대 공격수를 따라가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져 올해까지 복귀가 불투명하다. 로메로는 추가 징계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토트넘은 부주장 로메로가 빠진 3경기에서 1무 2패를 거뒀다. 앙제 포스테코글루(58) 토트넘 감독은 측면 수비수 에메르송 로얄(25)을 급히 중앙 수비로 뒀다. 로메로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수비 불안을 노출한 토트넘은 공격마저 풀리지 않으며 시즌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로메로와 손흥민(왼쪽)이 레드카드를 쳐다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벤치쪽으로 걸어가는 로메로. /AFPBBNews=뉴스1로메로는 8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 돼서야 복귀했다. 이미 분위기가 처진 토트넘은 웨스트햄전마저 1-2로 지고 말았다. 5경기 1무 4패를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5위까지 곤두박질쳤다.
11일 뉴캐슬전에서 6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로메로는 벤 데이비스(29)와 센터백으로 호흡을 맞췄다. 히샤를리송(26)이 모처럼 스트라이커로 나섰고, 손흥민이 측면에서 힘을 보탰다. 데얀 클루셉스키(23), 브레넌 존슨(22)이 2선에 서고 이브 비수마(27)와 마타 파페 사르(21)가 미드필더진을 구성했다. 데스티니 우도기(20)와 페드로 포로(24)가 측면 수비를 맡고 골키퍼 장갑은 굴리에모 비카리오(27)가 꼈다.
토트넘은 전반전 두 개의 도움을 올린 손흥민의 맹활약 속에 2-0으로 앞서나갔다. 26분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키어런 트리피어(26)를 완벽히 제친 뒤 정확한 크로스로 우도기의 선제골을 도왔다. 12분 뒤에도 뉴캐슬 날개를 허물더니 히샤를리송의 득점까지 완성했다.
후반전에도 토트넘의 맹공은 계속됐다. 부진에 빠졌던 히샤를리송이 12분 멀티골을 터트리며 환호했다.
전반전 동료 공격수의 공간을 만들어 주던 손흥민은 직접 득점까지 가담했다. 40분 본인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마무리하며 토트넘에 네 번째 득점을 안겼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10골로 8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로메로(오른쪽)가 웨스트햄전 헤더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이후 토트넘은 조엘린톤(27)에 한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4-1로 뉴캐슬을 크게 꺾으며 6경기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로메로의 기행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뛰어난 수비력으로 아르헨티나 주축 센터백으로도 활약하고 있지만, 종종 과격한 파울로 레드카드를 받기 일쑤였다. 토트넘에 온 뒤 이미 세 번의 퇴장을 당한 바 있다.
가장 최근은 첼시전이었다. 팀이 10경기 무패 행진 중일 때 뼈아픈 퇴장을 당해 흐름을 끊었다. 부주장 로메로가 빠진 토트넘은 첼시전에서 1-4로 크게 졌고,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아스톤 빌라에게도 패배했다.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에서는 비겼지만, 3골을 내주며 수비 불안을 노출했다.
로메로는 지난 3월 AC밀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경기에서도 퇴장당했다. 16강 1차전에서 토트넘은 AC밀란에 0-1로 패배했다. 2차전 추격을 노릴법한 상황에서 로메로가 퇴장당하며 기세가 확 꺾였다.
2월 맨시티와 홈 경기에서도 경고 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당시 토트넘은 해리 케인(30·현 바이에른 뮌헨)의 선제골로 1-0 앞서고 있었다. 맨시티가 맹공을 펼치던 찰나 로메로는 잭 그릴리쉬(27)에 태클을 시도하다 이날 두 번째 경고를 받았다. 경기 종료 약 10분 정도 남은 상황이었다. 토트넘은 경기 막바지까지 맨시티의 맹공을 막아내며 한 골 차 신승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