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는 2006년생 브라질 초신성 엔드리키 영입에 가까웠지만, 거액의 이적료로 모험을 감수하지는 않았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10일(한국시간) 엔드리키와 그의 아버지 도글라스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엔드리키는 지난해 12월 세금 제외 총 6,000만 유로(약 852억 원)에 레알마드리드행을 확정지었고, 2024년 7월 합류할 예정이다.
엔드리키는 16세 나이에 일찌감치 레알 합류가 결정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만약 18세 이하 선수의 해외 이적을 금지한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이 아니었다면 곧바로 레알이 품었을 정도로 구단에서 확신을 가진다는 뜻이었다.
올 시즌에는 그에 걸맞은 활약을 선보였다. 엔드리키는 2006년생임에도 훌륭한 슈팅능력과 오프더볼을 선보이며 리그에서만 31경기 11골을 기록했다. 풀타임 출장도 4번이나 될 정도로 파우메이라스 주전으로 떠올랐고, 시즌 종료 후 브라질 세리A 최고 유망주상인 레벨레카우와 시즌 최고의 골을 수상했다.
지난달에는 브라질 A대표팀에도 데뷔했다. 엔드리키는 17세 3개월 26일에 브라질 대표팀에 교체 출장해 펠레, 에두(1949년생), 쿠티뉴(1943년생) 등 브라질 전설들에 이어 4번째로 어린 데뷔를 이뤄냈다. 당시 페르난두 디니스 감독은 "엔드리키는 위대한 재능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졌다"고 극찬했다.
이러한 엔드리키를 주시한 구단이 레알만 있었을리 만무했다. 엔드리키의 아버지 도글라스는 레알 이전에 첼시가 먼저 엔드리키에게 관심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첼시는 토드 볼리 구단주 체제에서 타 구단과 해외의 유망주를 적극적으로 수집하는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
도글라스는 인터뷰를 통해 "첼시로부터 초대를 받아 구단과 국가 환경을 보기 위해 런던에 갔다. 아스널전을 관람했고 감독과 시설, 조르지뉴,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와 티아구 시우바를 만났다"고 밝혔다.
첼시의 정성은 상상 이상이었다. 이미 엔드리키가 런던에 적응할 수 있는 모든 환경을 마련했다. 도글라스는 "첼시는 우리에게 모든 걸 설명해줬다. 우리가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줄 사람을 소개해줬고, 그 사람은 우리가 살 집과 엔드리키가 다닐 학교, 우리가 갈 교회를 보여줬다. 모든 것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서명 직전까지 갔으나 마지막에 계약이 엎어졌다. 엔드리키를 포함한 온 가족이 첼시에 가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으나 첼시 측에서 6,000만 유로 이적료에 부담을 느꼈다. 첼시가 이적료를 지불할 능력이 없어서가 아닌, 그 이적료가 일으킬 유망주 인플레이션과 엔드리키에 대한 확신 등을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의 일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한 달 즈음이 지나고 레알이 엔드리키에게 접근해 6,000만 유로를 기꺼이 지불했다. 당시 파우메이라스 회장은 엔드리키 이적에 대해 "브라질 축구 역사상 가장 큰 협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