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지형준 기자]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2024.03.29 /jpnews@osen.co.kr[사진] 뉴욕 메츠 아담 오타비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교체 출장 경기에서 하마터면 부상을 당할 뻔했다. 몸쪽 깊은 공을 간신히 피하면서 부상을 모면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정후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지난 11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1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이어 시즌 3번째 선발 제외.
5일 만의 선발 제외로 휴식이라기엔 텀이 짧았다. 다음날(26일) 샌프란시스코가 휴식일이란 것을 감안하면 휴식으로 보기 어려워는데 교체로 모습을 드러냈다. 5회말 메츠 좌완 선발 션 마네아가 내려간 뒤 6회초 중견수로 들어가며 대수비로 메이저리그 첫 교체 출장을 했다.
6회말 첫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우완 리드 가렛을 상대로 3구째 시속 90.6마일(145.8km) 슬라이더를 받아쳤으나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8회말 우완 아담 오타비노의 7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시즌 9번째 볼넷.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파울로 커트한 뒤 6~7구 연속 볼을 골라냈다.
이 과정에서 아찔한 장면이 있었다. 오타비노의 7구째 시속 92.7마일(149.2km) 싱커가 이정후 다리 쪽으로 깊숙하게 들어온 것이다. 빠른 공이고, 무릎 근처로 날아와 자칫 잘못 맞으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 하지만 이정후는 놀라운 반응 속도로 두 다리를 뒤로 빼며 공을 피했다. 앞으로 넘어지며 배트를 놓치고 헬멧이 벗겨졌지만 곧장 일어서 1루로 향했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25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전에서 8회 아담 오타비노의 7구째 몸쪽 깊은 공을 피하고 있다. /MLBTV 캡처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25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전에서 8회 아담 오타비노의 7구째 몸쪽 깊은 공을 피한 뒤 앞으로 넘어지고 있다. /MLBTV 캡처
샌프란시스코 주관 방송사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 중계진은 이 상황을 두고 빈볼을 의심했다. 중계진은 “일부러 던졌는지도 모른다. 누가 알겠나? 투아웃 상황이었다. 우리는 절대 알 수 없지만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중계진은 1회초 메츠 4번타자 피트 알론소가 사구로 출루한 것을 언급했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라이언 워커의 4구째 시속 96.4마일(155.1km) 싱커에 알론소가 오른쪽 가슴 쪽을 맞고 뒤로 넘어졌다. 다행히 알론소는 큰 부상이 아닌 듯 훌훌 털고 1루에 걸어나갔다.
알론소의 사구 이후에도 양 팀 사이에 특별한 충돌 없이 경기가 진행됐다. 그런데 8회말 이정후에게 몸쪽 깊은 공이 날아오면서 빈볼에 대한 의심이 불거졌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7구까지 풀카운트 승부를 벌이다 갑자기 빈볼을 던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정후도 공을 피하느라 넘어지긴 했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1루로 나갔고, 별다른 문제 없이 경기가 종료됐다.
[사진] 뉴욕 메츠 피트 알론소.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빈볼을 의심받은 투수 오타비노는 이날 등판 전까지 8경기 8⅓이닝 동안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제구가 괜찮았다. 다만 통산 9이닝당 볼넷은 3.9개로 다소 많은 편이며 이날 이정후에게 시즌 첫 볼넷을 허용했다.
교체 출장이었지만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에 성공한 이정후는 그러나 1타수 무안타로 시즌 타율이 2할7푼2리에서 2할6푼9리(93타수 25안타)로 떨어졌다. OPS도 .700에서 .699로 소폭 하락.
샌프란시스코도 메츠에 2-8 완패를 당했다. 선발투수로 나설 예정이었던 블레이크 스넬이 내전근 긴장 증세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등판이 취소됐다. 강제로 불펜 데이를 치렀지만 7명의 투수들이 8실점으로 흔들렸다. 2회 두 번째 투수 션 젤리가 2⅔이닝 2피안타(2피홈런) 1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첫 패. 타선도 득점권 7타수 무안타 잔루 11개로 결정력이 아쉬웠다. 2연승이 끊기며 12승14패가 된 샌프란시스코는 5할 승률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