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이 개인 통산 3번째 10골-10도움을 달성하며 EPL 역대 6호 대기록을 새롭게 썼다. 통계 업체들과 영국 언론들도 일제히 손흥민의 대기록을 조명하며 ‘레전드의 반열에 추가됐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토트넘 홋스퍼는 5월 20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사우스요크셔주 셰필드 브라몰 레인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38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대결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38경기서 20승 2무 12패 승점 66점을 기록하며 리그 5위에 오른 토트넘은 차기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진출을 확정하며 아쉬움 속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즌 최종전서 손흥민은 1도움을 기록하며 올 시즌 17골 10도움으로 마무리, 개인 통산 3번째 10골-10도움 고지를 밟았다.
손흥민이 개인 통산 3번째 10골 10도움을 달성하며 레전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사진=AFPBBNews=News1손흥민이 개인 통산 3번째 10골 10도움을 달성하며 레전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사진=AFPBBNews=News1역사적인 대기록이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34경기에서 17골 9도움을 기록 중이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최종전에서 도움 1개를 추가하며 개인 통산 세 번째 10-10을 달성했다. 이보다 앞서 손흥민은 2019-20시즌(11골 10도움)과 2020-21시즌(17골 10도움) 10-10을 달성한 바 있다.
EPL에서 3시즌 이상 10골-10도움을 달성한 건 단 5명뿐이다. 웨인 루니(5회), 에릭 칸토나, 프랭크 램파드, 모하메드 살라(이상 4회), 디디에 드로그바(3회) 등 EPL 전설의 스트라이커들에 이어 손흥민이 3시즌 이상 10골-10도움을 기록하며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경기 초반만 해도 홈팀인 셰필드가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전반 2분. 드라구신의 헤딩 실수가 셰필드 공격수 벤 브레레톤 디아스의 강력한 슈팅으로 이어졌다. 전반 9분엔 디아스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하지만 토트넘이 손흥민을 중심으로 역습을 펼쳐 동점골을 뽑았다. 전반 14분 반 더 벤이 강한 압박으로 셰필드 진영에서 공을 가로챘다. 곧바로 역습이 전개됐고, 메디슨, 손흥민을 거쳐 페널티박스 안쪽 쿨루셉스키에게 향했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쿨루셉스키는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스코어 1-0으로 먼저 앞서나간 토트넘이었다.
손흥민이 개인 통산 3번째 10골 10도움을 달성하며 레전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사진=AFPBBNews=News1그 이후로도 토트넘은 거칠 것이 없었다. 전반 28분 벤탄크루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1분 뒤 손흥민이 문전에서 절묘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웨스 포드링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이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후반 14분이었다. 포로가 페널티박스 바깥쪽으로 흘러나오던 볼을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출렁였다. 후반 20분엔 손흥민의 침투 패스로 시작된 공격이 메디슨을 거쳐 쿨루셉스키의 멀티골로 이어졌다. 스코어 3-0의 리드를 잘 지킨 토트넘이 최종전을 완승으로 장식하며 자력으로 리그 5위를 확정했다.
손흥민은 87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뒤 유망주 데인 스칼렛과 교체됐다. 2023-24시즌 일정을 마무리한 순간. 교체 되는 손흥민을 향해 원정 토트넘 팬들이 기립박수를 전했다. 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만큼 뛰어났던 활약이었다.
통계 매체들은 이날 경기 히어로로 손흥민을 꼽으며 최고 평점을 매긴 것은 물론 손흥민의 통산 3번째 10골-10도움을 ‘레전드의 행보’로 표현하며 극찬을 쏟아냈다.
손흥민이 개인 통산 3번째 10골 10도움을 달성하며 레전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사진=AFPBBNews=News1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는 “역대 프리미어리그에서 3회 이상 10골-10도움을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 포함 단 6명 뿐”이라며 “쏘니(손흥민)가 레전드들의 리스트에 올랐다”며 손흥민을 전설의 반열에 올려놨다 .
다른 축구 통계 매체 ‘탯맨 데이브’ 역시 손흥민의 해당 기록을 조명하며 ‘프리미어리그 레전드’라는 표현으로 위대한 대기록의 의미를 설명하는 동시에 손흥민에게 존경심을 표현했다.
현지 축구 매체 풋볼 온 TNT 스포츠는 “손흥민이 EPL 한 시즌 동안 10골-10도움을 기록한 건 이번이 3번째다”라며 손흥민이 2019-20시즌(11골 10도움)과 2020-21시즌(17골 10도움)에 이어 올 시즌(17골 10도움)으로 다시 대기록을 쓴 것을 조명했다.
유종의 미를 이끈 숨겨진 승리 도우미가 된 손흥민의 최종전 활약에 대해서도 극찬이 쏟아졌다. 손흥민은 이날 2번의 슈팅과 유효슈팅을 기록하며 상대를 위협했다. 도움을 포함해 5차례의 키패스를 배달했다. 패스 성공률은 95.2%로 매우 높았고, 57회의 볼터치를 기록했다. 손흥민을 이날 경기서 빅찬스도 2회를 만들었는데, 토트넘 선수들의 골 결정력만 더 있었다면 멀티 도움도 충분히 가능했던 활약이었다.
실제 손흥민이 토트넘의 3골 장면 모두에 관여했다. 우선 클루셉스키의 선제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페드로 포로의 골 장면도 손흥민이 참여한 공격 장면에서 나왔다. 후반 20분 나온 클루셉스키의 멀티골인 동시에 3번째 골은 손흥민이 왼쪽에서 길게 찔러 준 볼을 매디슨이 땅볼 크로스로 연결해 마무리한 장면이었다.
손흥민이 개인 통산 3번째 10골 10도움을 달성하며 레전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사진=AFPBBNews=News1현지 언론 풋볼 런던은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출발해 쿨루셉스키의 선제골에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스스로도 골문에 가까워졌지만 포더링엄(셰필드 수문장)이 강력한 슛을 막아냈다”며 이날 도움 장면과 아까웠던 슈팅 장면을 되짚었다.
그러면서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토트넘의 두 번째 골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빠른 방향 전환을 통해서 침투한 이후 매디슨에게 훌륭한 패스를 전했다. 또한 후반 막바지 존슨에게 보낸 크로스는 매우 훌륭했다. 어시스트를 기록할 자격이 있었다”며 경기 활약을 도움, 슈팅, 크로스 등으로 나눠 하나하나 되짚었다. 풋볼 런던은 평점도 8점을 매기며 클루셉스키(9점) 다음으로 손흥민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통계 업체들의 평가도 좋았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소파스코어로부터는 양 팀 선수들을 통틀어 손흥민에게 최고 평점인 8.7점을 매겼다. 다른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멀티골을 기록한 클루셉스키(9.3점)에 이어 손흥민과 포로에게 2번째로 높은 8.4점의 평점을 줬다.
손흥민이 개인 통산 3번째 10골 10도움을 달성하며 레전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사진=AFPBBNews=News12023-24시즌은 손흥민 개인에게는 해리 케인 없이 홀로서기를 한 기념비적인 첫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의 아이콘이자 핵심 공격수였던 동시에, 그간 환상의 호흡을 보여줬던 공격 파트너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손흥민은 캡틴 완장을 차는 동시에 공격진에서도 리더로 거듭났다. 기복이 있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도우미 역할을 하며 꾸준히 메웠고, 때로는 해결사로 나서 득점을 올리며 만능 활약을 했다.
시즌 초 선두에 오르며 승승장구했던 토트넘이 시즌 후반 강팀들을 상대로 연패에 빠지며 아쉽게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 순위인 4위 내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손흥민 개인으로는 아쉬움 속에서도 충분한 역할을 해내며 주장으로도, 토트넘의 핵심 공격수로도 완벽하게 자리 매김한 시즌이었다.
동시에 오락가락했던 동료들의 컨디션과 떨어지는 역량에 더해, 공격수에게도 많은 수비부담을 요구하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 탓에 손흥민이 공수에서 고군분투했던 한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되면서 EPL 레전드 반열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손흥민의 눈부신 시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