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22·키움·사진)가 보여줄 능력의 한계는 어디일까. 분명한 건 그의 다양한 능력 중에 ‘해결사’도 한 가지라는 점이다.이정후는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LG의 연습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손혁 키움 감독은 “이정후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뺐다”고 설명했다. 키움이 1-2로 뒤지던 9회 말, LG 마무리 고우석이 2사 이후 세 타자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를 허용했다. 이정후가 대타로 나섰다. 고우석은 빠른 공 초구에 이어, 2구째 슬라이더를 던졌다. 직구를 노렸던 이정후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이정후는 투수의 유인에 넘어가지 않고 직구를 기다렸다. 4구째 빠른 공을 때려 우익수 앞 적시타를 만들었다. 키움의 3-2 역전승. 이정후의 노림수와 대처 능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이정후를 만났다. 그는 “감독님과 타격 코치님이 중요한 상황에 내보낸다고 해서 준비하고 있었다. 좋은 타구가 나와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2구째) 직구를 노렸는데 안 맞았다. 슬라이더를 또 던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고우석의 주 무기인 빠른 공을 예상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