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지샷 한 번에 승부는 물론 110만 달러(약 13억6000만 원)의 향방이 갈렸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사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자선 2 대 2 스킨스 대회에서 결정적인 웨지샷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매킬로이는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주노비치 세미놀GC(파72)에서 열린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빙 릴리프’ 대회에서 세계 5위 더스틴 존슨(36)과 함께 한 조를 이뤄 총상금 300만 달러(약 37억 원) 중 185만 달러(약 22억8000만 원)를 따냈다. 115만 달러를 획득한 리키 파울러(32·미국·27위)-매슈 울프(21·미국·110위) 조를 꺾었다.
매킬로이와 존슨은 미국간호사재단에, 오클라호마 주립대 동문인 파울러와 울프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각각 상금을 기부한다. 홀에 걸린 상금 외에도 언더파나 롱 드라이브 보너스 등으로 매킬로이와 존슨은 22만5000달러(약 2억8000만 원), 파울러와 울프는 81만 달러(약 10억 원)를 더 획득했다. 3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두 달 만에 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자선 경기에 팬들도 환호했다. 파트너사와 개인 후원 등으로 550만 달러(약 68억 원)가 넘는 기부금이 모였다.
매킬로이, 존슨의 우세 평가에도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됐다. 특히 파울러가 버디 7개를 잡아내며 좋은 경기감각을 뽐냈다. 경기 후반 13∼18번홀에서 승자를 가리지 못하면서 누적 상금 110만 달러를 걸고 17번홀에서 125야드 길이 니어핀으로 연장 승부를 했다. 결국 매킬로이가 웨지샷을 홀 3m 거리에 안착시키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이날 선수들은 캐디 없이 직접 캐디백을 멨다. 그린에서도 직접 볼을 닦았다. 벙커에는 고무래를 두지 않아 발로 모래를 고르기도 했다. 네 선수 모두 정규대회 때는 허용되지 않는 반바지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방송용 마이크도 찬 채 경기를 펼쳤다. 깃대는 경기 진행 요원 한 명이 전담해서 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