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은 필요 없다. LG가 두산전에서 챙겨야 할 것은 ‘승리’다.
LG의 두산전 열세는 최근 4년간 지속됐다. 2016년 7승 9패, 2017년 6승 1무 9패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1승 15패로 절정을 찍었다. 간신히 16경기 전패를 면했다. 지난해 승률을 조금 만회했지만 여전히 6승 10패로 끌려갔다.
류중일 LG 감독은 지난달 19~21일 두산에 스윕패를 당한 뒤 “팬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어느 팀을 만나든 이기려고 하는 마음은 같다. 그런데 두산만 만나면 힘을 잘 못 쓰는 것 같다”며 “잠실야구장에서 한 지붕을 쓰는 팀인데 자꾸 져서 죄송하다. 다음에 만나면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LG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6-9로 패했다. 두산전 시즌 상대전적 1승 6패. 5월 5일 개막전서 8-2로 기쁨을 누린 것 외에는 승리가 없다. 내리 6연패다. 삼성, KIA와의 순위 경쟁이 치열해 지체할 여유가 없다. 또 발목을 잡혔다. 시즌 초반 줄곧 2위를 달렸는데 이제는 5강권 안착을 걱정하는 처지다.
타선은 끈질기게 추격했다. 3회 1점, 4회 2점을 내 3-2로 역전하기도 했다. 3-8로 뒤처진 7회에는 2점을 추가해 5-8로 쫓았다. 5-9가 된 9회,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도 상대를 긴장시켰다.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올라온 투수 함덕주를 괴롭혔다. 홍창기, 김현수의 안타와 상대 폭투로 1점을 추가했다. 2사 2루서 라모스가 삼진으로 물러나 더 따라가진 못했다.
많은 점수를 준 마운드가 패인이었다. 선발투수 차우찬이 무너졌다. 4⅔이닝 10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7실점(6자책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3-7로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투구를 마쳤다. 그는 앞서 지난달 19일 두산전에도 1이닝 8실점으로 헤맸다. 고민이 깊다. 구원투수 중에서는 최동환과 이상규가 각각 ⅔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힘없이 물러나지 않았다는 게 유일한 소득이다. 그러나 결국 남는 건 패배뿐이다. 두산을 넘지 못하면 상위권에 머물 수 없다. LG엔 두산전 승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