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투하는 한국계 2세 투수 데인 더닝 [AP=연합뉴스]
한국계 2세 투수 데인 더닝(26·시카고 화이트삭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더닝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5피안타(1홈런) 7탈삼진 1볼넷 3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첫 등판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출발은 매우 좋았다. 그는 1회 선두 타자 제이머 칸델라리오에게 초구를 얻어맞아 우익선상 2루타를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후속 타자 세 명을 모두 아웃 처리했다.
2회엔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삼자 범퇴로 이닝을 막았다. 3회엔 세 명의 타자를 모두 헛스윙 삼진을 돌려세웠다.
4회 2사 2, 3루 위기에서도 6번 타자 조지 보니파시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실점하지 않았다.
문제는 5회였다. 그는 승리 투수 요건 충족을 눈앞에 두고 무너졌다.
그는 1-0으로 앞선 1사 1루에서 견제 실책을 범한 뒤 제구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더닝은 볼넷을 허용해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는데, 후속 타자 칸델라리오에게 3점 홈런을 내줬다.
화이트삭스 벤치는 더닝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더닝은 1-3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화이트삭스는 5회에 동점을 만들어 더닝이 패전투수가 되진 않았다.
더닝은 한국인 어머니 미수 더닝(한국명 정미수·57)과 미국인 아버지 존 더닝(57) 사이에 태어난 한국계 2세다.
메이저리그 한국계 더닝 형제. [미수 더닝 씨 제공]
플로리다 대학을 거쳐 201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9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에 입단했다.
마이너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더닝은 이날 처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더닝의 외삼촌인 정태인 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더닝은 한국 음식과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조카"라며 "그동안 성실하게 운동했는데, 메이저리그 첫 등판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더닝의 친형인 제이크 더닝도 메이저리그를 밟은 전직 야구선수다.
제이크 더닝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30경기에 출전해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다.
정태인 씨에 따르면, 제이크 더닝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방출된 뒤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의 문을 두드렸지만,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