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다음 시즌에는 선수들의 유니폼에서 '블랙 라이브스 매터' 패치를 없앤다. /사진=로이터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지난 시즌 인종차별 반대 운동의 일환으로 유니폼에 부착했던 '블랙 라이브스 매터'(BLM·Black Lives Matter) 패치를 뗀다.
3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오는 2020-2021시즌 개막전부터 소위 BLM 패치로 불렸던 이 패치를 유니폼에서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BLM은 지난 5월 미국에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기리기 위한 슬로건이다. 당시 플로이드는 백인 경찰에게 길에서 조사를 받던 중 과잉 진압으로 인해 현장에서 숨졌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었다.
이는 스포츠계도 마찬가지였다. 제이든 산초, 마르쿠스 튀랑 등 여러 흑인 축구선수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골 셀레브레이션을 선보였다.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유니폼 소매 부분에 BLM이 새겨진 패치를 붙이는가 하면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무릎을 꿇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메시지를 선보일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프리미어리그는 차기 시즌에는 보다 다른 방향으로 다양성을 표현할 방침이다. 데일리 메일은 이에 대해 영국의 일부 급진 단체들이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영국에서는 BLM 운동이 일어난 뒤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한 급진 정치 세력 'BLM UK' 등이 발족했다. 이들은 자본주의 철폐와 경찰 재정 지원 감축 등을 요구하며 소요를 일으켰다. 때문에 프리미어리그가 BLM 자체와 엮이는 데 대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 프리미어리그는 선수들이 경기를 시작하기 전 무릎을 꿇는 등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그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강제성을 띄는 것이 아닌 선수들의 자율적 선택에 맡긴다. 더불어 현지시간으로 3일 주주 총회를 열고 새 시즌 차별 금지 캠페인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