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OSEN=부산, 조형래 기자] “그 때는 욕심을 많이 냈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은 올해 다시 한 번 타격왕 타이틀에 도전한다. 손아섭은 지난 6일 사직 KT전에서 4타수 4안타를 때려내며 시즌 타율 3할5푼6리(455타수 162안타)를 기록, KT 멜 로하스 주니어(0.350)을 제치고 다시 타율 1위를 탈환했다.
타격 정확도에서는 리그를 대표하는 레벨에 올라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직 타격왕 타이틀이 없다. 모두 2~3위권에서 경쟁을 하다가 타이틀 홀더가 되지 못했다. 지난 2012년 3위(0.314), 2013년 2위(0.345), 2014년 3위(0.362)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최다 안타 타이틀만 2012년(158안타), 2013년(172안타), 2017년(193안타) 총 3차례 따낸 바 있다.
2010년부터 9년 연속 3할 타율을 이어왔지만 지난해 2할9푼5리로 풀타임 시즌을 보낸 뒤 처음으로 ‘2할 타자’의 어색함과 마주했다. 하지만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절치부심했고 가장 잘 했던 시절의 모습과 강점을 되찾는 과정으로 부활했다. 타격왕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이 생겼다.
손아섭은 섣부르게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내비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기복 없는 꾸준함이 타격왕의 관건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는 “올해 기복을 많이 줄여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아직 경기 수가 많이 남았다. 타격왕 싸움도 순위 싸움 처럼 촘촘하게 붙어 있다. 그래서 더 집중을 하고 있다. 출루를 하겠다는 생각에 집중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는 것 같다. 빈말이 아니라 정말 의식을 안하고 있다. 만약 2~3경기 정도 남았을 상황에서는 저도 사람인지라 욕심을 냈겠지만 현 시점에서 욕심을 냈으면 무너졌을 것이다”고 생각을 전했다.
실제로 현재 선두 손아섭부터 3할4푼2리로 공동 6위에 올라 있는 박민우(NC),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까지 타율 차이는 1푼4리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몰아치는 선수가 나오고 침묵하는 선수가 생기면 순위는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 손아섭도 이 부분을 언급하며 욕심을 가라앉히고 있다.
고지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타격왕 싸움이다. 그러나 경쟁자들을 살펴볼 때 손아섭의 상황은 낙관적이다. 김현수가 최근 10경기 타율 2할5푼6리(39타수 10안타)로 주춤하고 10월에는 타율 1할7푼4리(23타수 4안타)로 페이스가 더욱 떨어졌다. 로하스는 떨어졌던 페이스를 10월 들어서 다시 끌어올리는 모양새. 10월 타율 5할2푼2리(23타수 12안타). 그러나 기복이 관건이고 현재 고관절 통증도 안고 있다.
손아섭의 10월 페이스도 로하스에 뒤처지지 않는다. 타율 4할4푼4리(18타수 8안타).. 또한 5월(0.301)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3할 중반대의 월간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이 올해 손아섭을 타격왕 레이스로 이끈 힘이었다.
앞서 세 차례의 쓴 맛도 손아섭의 올해 타이틀 경쟁에 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2~2014년의 쓰라린 기억이 이제는 경험이 됐다. 더욱 노련하게 대처하려고 한다. 그는 “2012~2014년도까지 타격왕 싸움을 해 본 경험이 있다. 그 때를 되돌아보면 나는 욕심을 많이 냈다. 그러다보니 타석에서 선구도 잘 안됐고 몸에 힘이 들어갔다. 역효과가 났다. 지금은 타율 순위도 하루 하루 달라지기 때문에 당장 의식을 안하려고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팀의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집중력을 높이면서 기복 없는 타격 페이스를 유지하려는 의지다. 과연 손아섭은 ‘3전 4기’ 만에 타격왕 타이틀을 손에 쥘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