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현호 기자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2, 바이에른 뮌헨)가 발롱도르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다만 정식 발롱도르가 아닌 자국 폴란드 팬들이 폴란드 협회에 보내준 모조 트로피다.
발롱도르는 프랑스 축구잡지 '프랑스풋볼'이 1956년에 제정한 축구계에서 가장 명예로운 개인상의 명칭이다. 1년에 한 번 시상식이 열리며 전 세계 축구기자 176명의 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역대 최다 수상자는 리오넬 메시(6회)이며 그 뒤로 크리스티아노 호날두(5회)가 2위에 올라있다.
2020년 발롱도르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레반도프스키가 떠올랐다. 레반도프스키는 2019-20시즌 동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34골, DFB 포칼에서 6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15골 등 총 47경기에 출전해 55골을 터트렸다.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은 트레블을 거머쥐었다.
레반도프스키는 특히 지난 시즌 유러피언 골든슈 랭킹에서 68점으로 공동 2위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와 치로 임모빌레(라치오, 이상 60점)를 따돌리고 1위를 유지했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레반도프스키가 올해 발롱도르 수상자로 선정됐어야 하는 이유"라는 글을 게시해 레반도프스키의 첫 발롱도르 수상을 기대했다.
그러나 올해는 발롱도르 시상식 자체가 취소됐다. 주관사 '프랑스 풋볼'은 지난 7월 "코로나19 여파 탓에 올해는 발롱도르 수상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대부분의 리그가 정상적인 일정을 치르지 못했다.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발롱도르 수상은 적절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64년 만에 처음으로 발롱도르 역사가 정지된 것이다.
각종 축구계 인사들이 아쉬움을 전했다. 네덜란드 레전드 클라렌스 세도르프는 "발롱도르 시상식이 정상적으로 열렸다면 레반도프스키가 받았을 것이다. 올해 시상이 취소되어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리버풀 수비수 알렉산더 아놀드는 "레반도프스키가 발롱도르를 받지 못한 것은 불공평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 아쉬움을 레반도프스키의 모국 폴란드가 달래줬다. 폴란드 축구협회는 20일(한국시간) "팬들이 보내준 깜짝 선물을 폴란드-네덜란드 A매치가 열리기 전에 레반도프스키에게 전달했다"며 언박싱 영상과 사진을 게시했다. 레반도프스키는 "황금 트로피가 도착했네. 너무 좋다"라며 기쁜 소감을 전했다.
발롱도르 실제 트로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