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
토트넘 트위터·블리처 리포트 합성
유럽 무대 통산 150호골 고지까지 밟은 손흥민(토트넘)이 향하는 또 하나의 목표는 ‘우승의 한’을 푸는 것이다.
토트넘은 6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퍼드와의 2020~2021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전에서 2-0으로 승리하고 결승에 올랐다. 손흥민은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25분 쐐기골을 터뜨려 유럽 무대 통산 150골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손흥민에게 이날 경기는 대기록 달성 외에도 의미가 있었다. 토트넘이 결승에 오르면서, 프로 1군 데뷔 후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한 ‘프로 첫 우승’의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2010년 함부르크(독일)에서 데뷔한 뒤 리그는 물론 컵대회에서조차 우승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최고 성적이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당시 토트넘은 리버풀(잉글랜드)과 결승에서 만나 0-2로 완패했고, 손흥민의 첫 우승 도전은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국가대표 경력까지 더하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금메달을 따낸 경력이 있지만, 당시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참가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우승으로 보기는 힘들다.
우승 이력은 차범근 전 감독, 박지성과 손흥민을 구분짓는 가장 결정적인 차이이기도 하다. 프랑크푸르트, 바이어 레버쿠젠 등 독일에서만 뛴 차 전 감독은 현재 UEFA 유로파리그에 해당하는 UEFA컵에서 2번, DFB-포칼 1번 등 총 3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지성은 에인트호번(네덜란드)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리그,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컵 등 수많은 대회에서 총 17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손흥민은 개인 기록으로는 두 선배를 이미 넘어섰지만 그토록 원하는 우승은 아직 없다.
토트넘 손흥민이 6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퍼드와의 2020~2021 카라바오컵 준결승전에서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런던 | 로이터연합뉴스
그런 점에서 이번 결승 진출은 손흥민에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원래 2월 말 열릴 예정이었던 카라바오컵 결승전은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의 영향으로 4월25일로 연기됐다.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중 한 팀과 만나게 된다. 두 팀 모두 만만히 볼 수 없는 팀이긴 하지만 이번 시즌 손흥민이 모두 골을 넣어 토트넘을 승리로 이끈 경험이 있음을 감안하면 충분히 해볼만하다.
우승은 손흥민의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최근 들어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해외 언론들의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에덴 아자르의 부진으로 골치를 썩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가 그 자리를 손흥민으로 채운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토트넘이 손흥민, 해리 케인과 진행하던 재계약 협상을 코로나19로 인한 재정난으로 인해 미뤘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면서 손흥민의 미래를 더욱 알 수 없게 됐다. 현재 2023년 6월까지 토트넘과 계약돼 있는 손흥민이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팀을 옮길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토트넘이 우승을 다툴 정도의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다른 팀으로 떠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