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일[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지난해 여름, 토트넘에 빅사이닝(big signning)은 가레스 베일(31)였다. 7시즌 만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데려오면서 기대를 증폭했다. 해리 케인(28), 손흥민(29)과 시너지를 그렸다. 하지만 반환점을 돈 시점에 현실은 로테이션이다.
베일은 2007년 사우샘프턴에서 토트넘에 합류했다. 풀백 유망주로 입단했지만, 윙어로 포지션을 변경하면서 잠재력이 폭발했다. 웨일스 출신에 '포스트 긱스'라는 별명처럼 엄청난 스피드와 날카로운 왼발로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했다. 레알 마드리드로 떠나기 직전 시즌에는 프리롤로 토트넘 모든 공격을 담당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맹활약은 이어졌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와 'BBC 트리오'로 유럽을 호령했다. 바르셀로나 'MSN 트리오(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와 쌍벽을 이루며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지네딘 지단 감독 부임 뒤에 입지가 흔들렸다. 고질적인 부상도 원인이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등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렸지만 완벽한 주전은 아니었다. 매번 100% 컨디션이 아니었고 주전 경쟁에서 힘을 잃었다.
축구에 집중하지 않으면서 경기력까지 하락했다. 중국으로 떠나려고 했지만, 레알 마드리드 고위층이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계약 기간을 2년 앞둔 상황에 토트넘이 러브콜을 보냈고, 친정 팀에서 부활을 꿈꾸며 돌아왔다.
임대 이적이 발표되자, 현지에서도 관심이었다.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최고 스리톱을 가졌다며 대서특필했다. 손흥민과 케인이 월드클래스 경기력을 보여줬기에, 베일이 전성기의 80%만 돌아와도 분명 큰 이득이었다.
기대와 달리 망가진 폼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조제 무리뉴 감독은 빨리 컨디션을 올리기 위해서 객관적인 전력상 약체인 유로파리그 등에 선발로 보냈다. 하지만 베일은 무거웠고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한 경기 선발에 그쳤다.
시즌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 팬들도 한숨 섞인 불만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현지 팬들은 "토트넘에 임대로 합류한 뒤에, 언제 월드클래스 경기력을 보여준 적이 있었나", "베일이 입단할 때는 기뻤지만, 좋았던 기억마저 사라질까봐 두렵다. 현재 경기력은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물론 위컴 원더러스와 FA컵 32강에서는 꽤 좋은 모습을 보였다. 현지 전문가들도 "몇번의 기회를 놓쳤지만 날카로웠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다만 토트넘에 손흥민과 케인 의존증이 불거지는 상황에 2부 리그 팀과 대결에서 호평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