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
AC밀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왼쪽)가 27일 인터밀란과의 코파 이탈리아 8강전에서 로멜로 루카쿠와 머리를 맞대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AC밀란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인터밀란 스트라이커 로멜로 루카쿠가 한바탕 충돌로 ‘밀란 더비’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AC밀란은 27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주세페 메아차 경기장에서 열린 2020~2021 코파 이탈리아 8강에서 인터밀란에 1-2 역전패 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뜨거운 밀라노 더비에서 이브라히모비치가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0-0으로 팽팽하던 전반 31분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뒤 수비수 3명을 앞에 두고 과감한 오른발 슈팅을 반대편 골대 하단 구석에 꽂았다.
AC밀란에 리드를 안긴 이브라히모비치는 전반 종료 직전 인터밀란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와 충돌했다. 거친 파울을 당하던 루카쿠가 AC밀란 선수들과 언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브라히모비치가 루카쿠와 이마를 맞대고 대치하는 등 전면에 나섰다.
주심은 이들에게 옐로 카드를 줬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전반전 뒤 라커룸으로 향할 때도 매우 거친 욕설을 주고받았다. 스포츠바이블에 따르면 즐라탄은 루카쿠에게 ‘XX의 아들’ 이라고 했고, 루카쿠는 ‘당신과 당신의 아내 엿먹어’ 등의 욕설을 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후반 13분 드리블하던 인터밀란 수비수 알렉산다르 콜라로프의 발을 뒤에서 거는 파울을 했다. 주심은 또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고, 이브라히모비치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이브라히모비치가 빠진 AC밀란은 내리 2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날 경기를 달궜던 즐라탄과 루카쿠는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였지만 관계가 좋지 않았다.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에 따르면 맨유 시절 즐라탄은 다소 투박한 루카쿠의 퍼스트 터치를 돕기 위한 내기를 제안했으나 루카쿠가 거절했다. 원하는 퍼스트 터치를 할 경우 50파운드를 주겠다고 했지만 루카쿠가 시큰둥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즐라탄은 당시 “루카쿠에게 기술을 기대하지 말라. 그는 순전히 힘밖에 없다. 그가 내 말을 들었어야 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즐라탄은 농담처럼 한 얘기라면서 곧바로 “루카쿠는 굶주림을 가지고 있으며 인터밀란에서도 잘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진화했으나 이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속내는 따로 있음을 보여준 일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