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다이어(왼쪽, 토트넘), 티모 베르너(첼시).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토트넘이 이번에도 수비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리드를 빼앗겼다. 수비에 무게를 두고 역습을 펼치는 팀에선 나오지 않아야 할 실수였다.
토트넘은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에서 첼시에 0-1로 패했다. 토트넘은 8위까지 내려앉은 반면, 첼시는 토마스 투헬 감독 부임 뒤 2승 1무로 반전에 성공해 6위까지 올라섰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도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내세웠다. 홈 경기였지만 실리적으로 승리를 챙기겠다는 의도가 뚜렷했다. 토트넘은 경기 초반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몰아친 첼시의 공격에 어느 정도 잘 대처했다. 하지만 토트넘의 역습이 날카롭지 않았던 것은 문제였다.
그래도 유지하고 있던 균형은 허무하게 깨졌다. 전반 23분 에릭 다이어가 티모 베르너에게 가는 패스를 끊어내려고 몸을 던졌지만 닿지 않았다. 다이어는 다급한 나머지 공 대신 베르너의 다리를 걷어차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조르지뉴가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마무리해 첼시가 리드를 잡았다.
다이어의 실수로 내준 1골은 꽤 큰 문제였다. 첼시는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에서 치른 2경기에서 모두 7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다. 첼시의 공을 빼앗으려면 전방 압박을 시도해야 했는데, 이는 체력 소모가 크고 수비 간격이 벌어질 위험성도 있었다. 먼저 수비하고 역습으로 리드를 잡길 기대했을 무리뉴 감독의 경기 구상이 완전히 무너졌다.
영국 공영 매체 'BBC'의 라디오 중계를 맡은 클린턴 모리슨은 "다이어가 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 페널티킥이다. 다이어는 베르너가 그의 앞에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알더베이럴트가 있었다. 그를 굳이 잡을 필요가 없었다. 형편없는 플레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토트넘 팬들은 좌절했을 것이다. 계속 실점할 것 같은 상황을 만들고 그렇게 된다. 왜 앞에서 시작하지 않는가? 팬들이 있었다면 완전히 미쳐버렸을 것"이라며 공격 대신 수비적으로 물러선 것 역시 지적했다.
후반 들어 토트넘이 전방 압박에 나섰지만 첼시가 침착하게 대처했다. 오히려 토트넘 최전방과 수비진까지 간격이 벌어지면서 약점을 노출했다. 위고 요리스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추가 실점할 뻔했다.
후반 막판에야 공세로 전환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후반전 첫 슈팅은 34분 에릭 라멜라가 기록했을 정도다. 후반 42분 카를로스 비니시우스, 후반 추가 시간 손흥민이 만든 찬스는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경기의 패배를 한 사람의 탓이라고 할 순 없다. 하지만 다이어의 다소 성급했던 수비 한 번이 토트넘의 경기 계획을 완전히 무너뜨린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패배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