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조은정 기자]1회초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두산 선발 함덕주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따. /cej@osen.co.kr[OSEN=잠실, 이후광 기자] 오재일이 떠난 자리가 너무도 커 보인 모양이다. 두산이 병역 혜택을 받은 국가대표 좌투수를 내주면서까지 ‘주전 1루수’ 자원을 데려왔다.
아직 주전 1루수를 찾지 못한 두산의 선택은 내부 육성이 아닌 트레이드였다.
두산은 지난 25일 잠실 라이벌 LG에 좌투수 함덕주, 우투수 채지선을 내주고, 내야수 양석환, 좌투수 남호를 데려오는 2대2 트레이드를 전격 발표했다.
현장에서 만난 두산 고위 관계자는 “주전 1루수를 얻기 위해 실시한 트레이드다. 함덕주를 떠나보내게 됐지만, 즉시전력감인 양석환과 미래 자원인 남호를 영입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두산의 오프시즌 최대 고민은 오재일이 삼성으로 떠나며 공백이 생긴 1루수 자리였다. 이에 김민혁, 신성현, 호세 페르난데스 등을 후보군에 넣고 스프링캠프부터 치열한 경쟁을 유도했지만, 개막을 약 일주일 앞둔 현재까지도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김민혁, 신성현은 타격에서 심각한 약점을 드러냈고, 그렇다고 지명타자인 페르난데스에게 풀타임 1루수를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급기야 베테랑 오재원까지 1루를 맡을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던 도중 라이벌 구단으로부터 솔깃한 제안이 들어왔다. LG 차명석 단장이 주전 1루수감인 양석환 카드를 선 제시하며 트레이드를 시도한 것. 대신 반대급부로 좌투수 함덕주를 요구했다. 두산은 고민을 거듭했고, 결국 주전 1루수를 얻기 위해 함덕주를 내주는 결단을 내렸다. 함덕주-양석환 맞교환에 합의한 양 팀은 채지선, 남호 등 어린 투수들까지 더해 최종 2대2 트레이드를 완성했다.
[OSEN=이천, 김성락 기자] 2일 오전 LG트윈스가 경기 이천시 대월면 LG챔피언스파크에서 2021 스프링캠프 훈련을 가졌다. LG 양석환이 훈련을 하고 있다./ksl0919@osen.co.kr≠
2013년 5라운드 43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함덕주는 선발, 중간, 마무리가 모두 가능한 검증된 좌완투수다. 2015년 68경기 7승 2패 2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65로 두각을 드러낸 뒤 2018년 무려 27세이브를 수확, 그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의무를 해결했다. 지난해에는 마무리로 출발해 9월 선발로 보직을 바꿔 긴 이닝 소화에서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두산 입장에서 뼈아픈 손실로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주전 1루수를 향한 갈증이 심했다. 여기에 LG가 선 제시한 양석환은 상당히 매력적인 카드였다.
일단 두산은 기본적으로 우타 자원이 부족하다. 그래서 김민혁, 신성현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는데 성장이 더뎠다. 그러나 양석환은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2018년 22홈런을 때려낸 경험이 있다. 상무 입단을 통해 병역 문제도 해결된 상태. 또한 두산을 상대로 9개 구단 중 가장 높은 타율(.299)과 많은 홈런(12개)을 기록했다.
두산 관계자는 “양석환은 타율에 비해 타점이 상당히 많은 선수다. 찬스에 굉장히 강했던 인상이 있다. 우리 팀 상대로도 잘 쳤다”며 “1루를 볼 수 있는 우타 거포 자원이 절실했는데 양석환 합류로 고민을 해결했다”고 트레이드에 전반적으로 흡족해했다.
함덕주의 공백은 ‘포스트 함덕주’가 될 가능성이 있는 남호로 메운다. 두산이 트레이드 협상 막판 콕 찍은 남호는 2019 2차 5라운드 45순위로 LG에 입단한 좌완 유망주로, 지난 시즌 1군 6경기를 통해 기대주로 인정을 받았다. 두산은 남호를 향후 선발 자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양석환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서 열리는 두산-LG의 시범경기에 앞서 유니폼을 갈아입고 본격적으로 두산 1루수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함덕주라는 거물급 투수의 반대급부로 베어스맨이 된 양석환이 두산의 주전 1루수 및 우타 거포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