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이수빈.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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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이수빈(21)이 첫 출전부터 존재감을 내뿜었다.
이수빈은 지난 2019시즌 혜성처럼 등장했다. 중원의 한 축을 맡아 28경기에 나와 1골1도움을 기록했다. 그해 영플레이어상 후보에도 오를 만큼 돋보인 활약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최영준과의 일대일 임대로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었는데, 팀 내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지 못했다. 리그 4경기 출전에 그쳤다. 1년 만에 포항 유니폼을 다시 입은 이수빈은 동계훈련 때부터 심기일전했다.
구단 내부에서도 이수빈을 향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6라운드까지 이수빈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출전은커녕 18인 출전 명단에도 오르지 않았다. 부상은 아니었다. 올림픽대표팀 차출에도 응했다. 김기동 감독은 이수빈의 몸상태를 유심히 체크하며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스스로 몸이 만들어질 때까지 시간을 줬다. 이수빈이 지난 시즌에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경기를 뛸만한 충분한 몸상태가 되면 기용하겠다는 계산을 했다.
결국 김 감독은 이수빈을 지난 2일 대구FC와 7라운드 경기에서 선발로 기용했다. 신진호와 함께 포항 중원을 책임졌다. 이수빈은 동계훈련 당시 본지와 인터뷰에서 “킥 위주로 플레이했는데, 때로는 거친 플레이도 하려고 한다. 웨이트도 많이 했다”고 의지를 다진 바 있다. 그의 말대로 플레이 스타일에도 변화가 있었다. 거친 몸싸움을 불사하며 투쟁심을 보여줬다. 답답한 공격이 이어질 때는 절묘한 침투 패스와 좌우 전환 패스를 통해 활로를 뚫었다. 시즌 첫 출전임을 감안해 김 감독은 후반 교체를 염두에 뒀으나, 이수빈의 활약에 생각을 바꿔 끝까지 기용했다. 승점 3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이수빈의 활약은 위안거리였다.
이수빈의 가세는 앞으로 포항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올시즌 포항은 중원을 새로 짰다. 신진호는 7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대구전 경기 막판에는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다. 오범석은 노련함은 있지만 30대 후반인 만큼 체력적인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한 자리를 꿰찼던 이승모가 시즌 초반 부진하면서 이수빈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더욱이 대구전에서 김 감독은 후반 들어 신진호를 2선으로 끌어올렸는데, 이수빈이 있었기에 가능한 변화였다. 어느덧 3년차가 된 이수빈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