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진했던 5월을 지나 6월 정상 궤도에 올라선 김현수 ⓒ곽혜미 기자▲ 6월 마지막 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김현수 ⓒ곽혜미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격 기계인 김현수(35‧LG)는 지난 5월 모두가 갸웃거린 슬럼프에 시달렸다. 다른 선수도 아닌, 김현수였기에 모두가 놀란 지독한 무안타의 향연이었다.
아무리 좋은 타자라고 해도 일주일 정도 못 치는 '미니 슬럼프'는 언제든지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3할은 보장'이라는 이 타격 기계가 한 달 동안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타구는 날카로움을 잃었고, 어쩌다 잘 맞은 타구도 야수 정면으로 갔다. 걸음이 빠르지 않은 김현수는 내야안타를 만들어 낼 확률이 떨어지다보니 늪이 더 깊어졌다.
김현수는 5할 한 달 동안 충격적인 무안타 기간을 포함해 타율 0.148(91타수 12안타)에 머물렀다. 5월 3일 NC전부터 5월 13일 삼성전까지 7경기 열흘 동안 아예 안타가 없었다. 13일 삼성전 이후로는 아예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기도 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김현수가 원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두둔하며 지속적으로 선발 기회를 줬지만, 계속 땅을 파고 들어가는 선수를 그냥 방치하기도 어려웠던 것이다.
무안타 기간은 끝났지만 5월 내내 썩 좋지 않은 감이 이어졌다. 좋았다가 또 금세 나빠지는 흐름은 6월 초까지도 이어졌다. 그러던 와중에 시즌 타율은 0.25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김현수는 김현수였다. 한 번 감을 잡으니 타율은 계속 올라오기 시작했고 결국 나쁘지 않은 감과 함께 6월을 마쳤다. 울면서 들어온 6월이었지만, 마지막에는 웃으면서 끝난 셈이다.
김현수는 6월 9일부터 30일까지 총 18경기에 나가 타율 0.408(71타수 29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024라는 김현수다운 성적으로 한 달을 마감했다. 7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8개의 볼넷을 고르며 선구안을 과시했다. 여전히 타구 속도는 좋았다. 선구안과 타격 기술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공을 조금만 더 띄울 수 있다면 더 좋은 성적도 기대할 수 있다.
28일 인천 SSG전에서 2타점을 기록하며 웃었고, 30일 잠실 KIA전에서는 결정적인 순간 경기를 끝내는 활약을 보여줬다. 4-4로 맞선 9회였다. 선두 신민재가 2루타를 치고 나갔고, 1사 후 문성주가 좌전안타를 쳐 끝내기 찬스가 만들어졌다. 여기서 김현수가 강한 타구를 2루수 방면으로 날렸다. 2루수 류지혁이 몸을 날렸지만 글러브를 맞고 튕기면서 개인 통산 8번째 끝내기 안타가 만들어졌다.▲ 김현수 ⓒ곽혜미 기자▲ 김현수 ⓒ곽혜미 기자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전 "6월 승패마진을 +6으로 만들어 시즌 +20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고 털어놨다. LG는 1-4로 뒤진 상황에서도 김현수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집중력을 선보였고, 결국 마지막 순간에 김현수가 해결사로 나서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김현수의 시즌 타율도 0.298까지 올라왔고, 6월에만 24타점을 기록하면서 반등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후 김현수를 "팀의 기둥"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기둥이 좋은 활약을 하니 LG가 살아날 수 있었다. 김현수는 LG가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결코 흔들리면 안 되는 기둥이다. LG가 그 기둥이 굳건하게 서 있음을 확인하며 6월 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