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 오피셜이 나오지 않아 팬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었다. 김민재의 바이아웃 조항이 7월 1일(이하 한국시간)부터 15일 동안만 유효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시계로도 15일이 지났지만 갑자기 이적에 변수가 발생하거나 이적이 무산되는 일은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각 팀의 감독들은 공식적인 석상에서 선수 영입이나 방출에 대해 언급하는 걸 최대한 자제한다. 이적시장은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어떠한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롭게 이적하는 팀과 '옷피셜' 사진까지 촬영해놓고, 다른 팀으로 이적하거나 이적 자체가 아예 무산되는 경우도 흔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김민재의 새로운 감독이 될 토마스 투헬 뮌헨 사령탑은 간접적으로 새로운 센터백 영입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뤼카 에르난데스를 바꾸고 싶었다. 누구로 대체하고 싶은지는 대단한 비밀이 아니다. 직접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겠다. 때때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며칠 안으로 공식적인 발표를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다.
간접적인 발언이었지만 투헬 감독이 지칭한 영입생을 바로 김민재다. 영국 '가디언' 등에서 활동하며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로 알려진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대체자는 김민재다. 바이아웃 조항은 발동이 됐다. 메디컬 테스트도 완료됐다"며 투헬 감독이 발언이 김민재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해석해줬다.
투헬 감독의 발언 이후 이번에는 나폴리에서 김민재의 이적을 확인해줬다. 루디 가르시아 나폴리 감독은 "우리는 김민재가 떠난다는 걸 알고 있다. 매우 슬프지만 나는 우리의 모든 스타 선수들을 지키길 희망한다"며 김민재가 더 이상 나폴리 선수로 뛰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해줬다. 나폴리에서 발표한 프리시즌 훈련 소집명단에도 김민재의 이름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이적이 사실상 마무리된 김민재도 나폴리 소속 선수로서 좋은 기억만을 남겨주고 떠나는 것이다. 처음에 김민재가 나폴리로 이적했을 때만 해도 의심의 눈초리가 가득한 여론이 대다수였지만 김민재는 1달 만에 여론을 완전히 뒤집어버렸다. 9월 이탈리아 세리에A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면서 김민재는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김민재가 수비의 주축이 된 나폴리도 마찬가지였다. 나폴리의 상승세는 멈출 줄 몰랐고, 결국 2022-23시즌 33라운드에서 33년 만에 등번호 3번을 달고 있는 김민재와 함께 세리에 우승을 확정지었다.
나폴리는 김민재를 붙잡고 싶었지만 김민재는 새로운 도전을 원했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를 5000만 유로(약 714억 원)이라는 헐값(?)에 매각하는 건 나폴리한테는 아쉽겠지만 그렇다고 손해보는 장사는 절대 아니다.
1년 전 나폴리가 김민재를 페네르바체에서 데려올 때도 1805만 유로(약 257억 원)의 바이아웃 조항으로 데려왔다. 나폴리는 김민재와 함께 리그 우승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했고, 1년 만에 2배가 넘는 이적료에 매각하는 것이다. 나폴리 입장에서는 대박이 난 셈이다.
나폴리 구단 역대 방출 이적료 순위만 봐도 김민재는 최상위급이다. 곤살로 이과인, 에딘손 카바니, 조르지뉴 다음으로 비싸게 매각한 선수가 바로 김민재다. 나폴리 역대 최고의 레전드 중 한 명인 칼리두 쿨리발리보다도 김민재가 나폴리에 많은 수익을 남겨준다.
5000만 유로는 뮌헨 입장에서 보면 굉장한 거금이다.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3위에 해당한다. 그만큼 뮌헨도 김민재를 영입하기 위해서 진심이었다. 김민재가 뮌헨으로 합류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점은 매우 자명한 일이다.
독알 '스카이 스포츠'는 "다요 우파메카노의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큰 실수는 심각한 패배로 이어졌다. 우파메카노는 다음 시즌 선발로 나서서는 안 된다. 마타이스 더 리흐트와 새롭게 영입될 김민재의 백업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제 뮌헨은 더 리흐트-김민재 조합이라는 세계 최고의 센터백 듀오를 보유할 수 있게 됐다. 투헬 감독이 3백 빌드업도 선호하는 스타일이라 우파메카노가 가세한 3백 시스템도 충분히 가능하다.
김민재의 뮌헨 이적 최종 발표는 나폴리에서 서류 작업만 마무리해주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독일 '빌트'는 15일 "김민재의 이적 발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소속 구단(나폴리)과의 협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바이아웃 조항이 발표된 후 상황은 명확하지만 계약 및 이적 처리와 관련해 나폴리와 문제가 발생했다. 뮌헨의 법률팀은 예상했던 것보다 복잡한 이적을 맡고 있다"며 아직까지도 이적과 관련된 서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결국 이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필요없다. 2028년까지 뮌헨과 계약을 체결한 김민재는 메디컬 테스트까지 이미 마쳤다. 그는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진행될 아시아 투어에 동행해야 한다"며 김민재가 뮌헨으로 이적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뮌헨은 현재 바이에른주 테게른제에서 프리시즌 훈련에 돌입했다. 이후 24일부터 아시아 투어를 떠난다. 첫 목적지는 일본이다. 도쿄에 도착한 뮌헨의 첫 상대는 바로 2022-23시즌 유럽 최고의 팀인 맨체스터 시티다. 두 팀은 26일 오후 7시 30분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맞대결을 치른다. 김민재의 뮌헨 데뷔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