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트루시에 감독은 한국과의 경기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 경험이라고 말했다.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의 친선경기에서 0-6 대패를 당했다. 이로써 베트남은 최근 3경기에서 3연패를 거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6위 한국과 랭킹 95위 베트남의 맞대결이었다. 랭킹에서 알 수 있듯이 격차는 꽤 컸다. 한국은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이 올려준 크로스를 김민재가 마무리했다. 김민재가 헤더를 시도했고, 어깨 맞고 살짝 굴절되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베트남이 첫 슈팅을 만들었다. 전반 22분 도 훙 둥의 슈팅이 김민재에게 막혔다. 공이 우측으로 흘렀고 응우옌 딘 박이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조현우 골키퍼에게 막혔다. 베트남이 순간적으로 흐름을 탔다. 전반 23분 좌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김민재가 끊어내지 못하며 뒤로 흘렀다. 이를 받은 쯔엉 티엔 탄이 감각적인 볼 컨트롤로 황희찬을 제친 뒤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스쳤다.
하지만 한국의 다시 흐름을 되찾았고 추가골을 기록했다. 전반 26분 손흥민이 내준 공을 이재성이 곧바로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연결했다. 이를 받은 황희찬이 문전으로 쇄도한 뒤 가볍게 밀어 넣었다. 전반전은 이대로 끝났다.
후반전에도 여전히 분위기는 한국이 주도했다. 후반 6분 세 번째 골이 나왔다.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문전으로 침투하면서 이재성과 원투 패스를 주고 받았다. 순식간에 수비진을 뚫어낸 손흥민이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조규성이 받는 과정에서 상대 자책골이 됐다.
한국은 계속해서 격차를 벌렸다. 후반 15분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라인 부근에서 황희찬과 원투패스를 주고 받은 뒤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득점 직후 경기가 재개된 상황에서 베트남에 변수가 발생했다. 베트남의 수비 진영에서 손흥민이 전방 압박을 통해 공을 끊어냈다. 그 과정에서 부이 호앙 비엣 안이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수적 우세를 점한 한국은 후반 25분 5번째 득점을 넣었다. 황의조가 좌측에서 수비 다리 사이로 공을 빼냈다. 곧바로 컷백을 내줬고, 이를 손흥민이 침착하게 지켜냈다. 상대 선수가 태클도 흘려낸 뒤 이강인에게 패스를 건넸다. 이강인은 예리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교체 투입된 정우영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41분 이강인의 침투 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수비 맞고 굴절됐고 흘러나온 공을 정우영이 마무리했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6-0 대승으로 막을 내렸다.
확실히 수준 차가 나는 경기였다. 베트남의 트루시에 감독은 "한국처럼 탑 클래스의 팀과의 경기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결과가 따라오지 않아 아쉽다. 이 경기를 통해 우리가 기대한 바는 우리가 현재 어떠한 팀인지, 어떤 수준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더 나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신체적, 전술적 차이가 컸지만 놀랍지 않다. 한국이 좋은 팀이기 때문이다"라며 이번 경기의 의미를 되짚었다.
이어 트루시에 감독은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팀을 만드는 과정에 있고, 월드컵을 준비하는 중이다. 오늘 경기 결과는 크게 영향이 없다는 점을 선수들에게 이야기할 것이다. 마지막 30분 가까이 10명으로 싸우며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라며 마지막까지 열심히 뛴 선수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하 트루시에 베트남 감독 기자회견 전문]
소감
한국처럼 탑 클래스의 팀과의 경기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결과가 따라오지 않아 아쉽다. 이 경기를 통해 우리가 기대한 바는 우리가 현재 어떠한 팀인지, 어떤 수준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더 나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신체적, 전술적 차이가 컸지만 놀랍지 않다. 한국이 좋은 팀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팀을 만드는 과정에 있고, 월드컵을 준비하는 중이다. 오늘 경기 결과는 크게 영향이 없다는 점을 선수들에게 이야기할 것이다. 마지막 30분 가까이 10명으로 싸우며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오늘 결과를 예상했는지, 오늘 경기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패배와 점수는 놀랍지 않다. 선수들의 능력과 경험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걸 느꼈다. 10명의 선수로 뛰었다는 점도 아쉬웠다. 수비적인 전술과 빠른 선수들을 활용한 전술은 괜찮았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가 두 골에서 세 골은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가 따라오지 않아 아쉬웠다.
베트남 선수들은 이런 환경에서 뛰는 게 어색하기 때문에 쉬운 경기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정말 잘 해줬다.
퇴장이 있기는 했지만 원했던 장면들을 만들었는지
당연히 이번 경기를 통해 베트남 선수들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경험이다. 월드 클래스, 높은 레벨의 팀을 상대로 뛰는 게 엄청난 기회이자 경험이기 때문에 이번 경기가 밑거름이 될 것이다. 4만 5천여 명 앞에서 뛰는 것조차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도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건 시간이 지나야 명확해질 것이다. 다음 월드컵을 대비해 더 강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