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방역의 모범사례로 평가받는 대만은 11일부터 리그를 시작한다. 사진은 WBC 당시 대만 대표팀[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프로스포츠계가 멈춘 가운데, 대만프로야구(CPBL)가 가장 먼저 기지개를 켠다.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CPBL는 철저한 준비로 개막전에 대비하고 있다.
CPBL는 11일 타오위안 구장에서 열릴 중신슝디와 라쿠텐 타오위안의 경기로 시즌의 문을 연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전 한화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중신슝디의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라쿠텐은 작년까지 MLB 디트로이트에서 뛰었던 라이언 카펜터를 내세워 맞불을 놓는다.
현재 전 세계 야구 리그 중 가장 먼저 개막을 하는 만큼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모은다. 한국과 일본, 미국이 아직 개막일조차 확정을 짓지 못한 반면, 초기부터 강도 높은 조치로 방역이 잘 됐던 대만은 리그를 개막할 여건이 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관중은 입장하지 않는, 무관중 경기로 당분간 리그가 진행된다.
관심이 뜨겁다. CPBL는 AP통신, 로이터, AFP, NHK 등 10개 매체의 소속 기자가 취재 신청을 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대만 매체 기자들까지 포함하면 취재진만 100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선수단보다 취재진이 더 많은 기현상이 일어나는 것. 그만큼 리그 개막 자체가 큰 이슈가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CPBL는 강력한 방역 대책으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만약 선수나 관계자 중 확진자가 1명이라도 발생할 경우 리그를 중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CPBL는 적외선 체온측정기를 다수 준비해 입장하는 모든 인원에 대해 체온을 측정한다. 37.5도 이상이 나오면 입장이 금지된다. 모든 인원들의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은 필수다. 여기에 기침, 발열 등 유증상자들은 야구장 밖의 임시 격리구역에 격리한다. 야구장 자체의 소독도 경기 전후로 나눠 시행한다. 위생 요원과 보안 요원도 증원하기로 했다. 취재진도 모든 인원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물론 일정 거리를 두고 취재한다.
또한 보고서를 작성해 경기 후에도 모든 이력을 추적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한편으로는 사회적 책임에도 앞장선다. CPBL은 자가격리자를 대상으로 총 6천 명에게 CPBL TV(온라인 시청 가능) 계정을 나눠주고, 총 6천 권의 CPBL 잡지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대만프로야구는 서서히 리그 개막일을 잡아야 하는 KBO에도 큰 시사점이 될 수 있다. KBO는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연습경기 진행 및 리그 개막일을 논의함은 물론 방역 대책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만프로야구가 큰 문제없이 진행된다면 KBO에도 좋은 교본이 된다. 반면 향후 대만프로야구 일정이 어떤 식으로든 삐걱댄다면 KBO의 리그 개막 강행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