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현지 시각), 독일 다름슈타트의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뭉게뭉게 떴다. 이날 다름슈타트는 하늘을 닮은 새 시즌 유니폼을 입고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치렀다. 2019-20 2.분데스리가 33라운드 베헨 비즈바덴을 상대했다.
다름슈타트의 3-1 승리다. 선발로 뛴 백승호(23)는 동점골을 도우며 시즌 3호 어시스트를, 결승골을 터뜨리며 시즌 2호 득점을 기록했다. 77분 활약한 백승호는 이날 다름슈타트의 역전 승을 책임졌다.
경기 전: 잔류 희망 있는 팀과 승격 희망 없는 팀
다름슈타트 홈구장에 비즈바덴 고위직 관계자가 대거 등장했다. 지금 비즈바덴이 잔류 싸움에 한창이기 때문이다. 17위에 있는 그들은 다이렉트 강등을 피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두 경기가 간절했다. 관계자들은 팬들 대신 그들을 응원하기 위해 잔뜩 출몰했다.
반대쪽 다름슈타트에는 큰 이슈가 없었다. 지난 32라운드에서 빌레펠트에 0-1로 패하며 승격의 희망을 잃었다. 승점 46점으로 5위에 머문 다름슈타트는 남은 두 경기서 모두 이겨도 최대 4위다. 동기부여를 얻기 어려운 경기. 새 시즌 유니폼이 그나마 이야기 소재였다.
백승호는 여섯 경기 만에 선발 기회를 잡았다. 워밍업을 위해 다름슈타트가 경기장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백승호는 잔디에 입을 맞추며 입장했다. 마지막까지 슈팅 연습에 집중하며 몸을 풀었다.
전반: 득점 기회 아슬아슬하게 놓친 백승호, 0-1
선제 골의 주인공은 비즈바덴이었다. 전반 5분 마누엘 셰플러(31)가 오른발로 강력 슈팅을 때려 골을 넣었다. 도미니크 프란케(21)의 도움이었다. 선제골을 넣고 분위기를 주도하기 시작한 비즈바덴은 잔류의 희망을 살렸다.
12분 백승호의 첫 슈팅은 비즈바덴이 수비했다. 다름슈타트의 코너킥이 이어졌다. 문전 좌측에 공이 떨어졌고 백승호가 얼른 달려갔지만 이미 골키퍼 하인츠 린트너(29)가 빠르게 걷어냈다.
10분 후 세르다르 두르순(28)이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강력한 슛을 날렸지만 역시 린트너 장갑에 막혔다. 25분 문전 우측에서 토비아스 캠페(30)가 때린 공도 린트너가 막아내며 리드를 지켰다. 27분 다름슈타트의 페널티 킥. 켐페는 왼쪽 구석을 향해 찼다. 이 마저 린트너가 잡아냈다. 장내는 비즈바덴의 관계자들과 교체 멤버들의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29분 비즈바덴 문전으로 공이 날아왔다. 린트너가 막으러 나오고, 동시에 비즈바덴 수비 2인도 문전으로 몸을 날렸다. 이 과정에서 서로 부딪치며 공은 우측으로 흘렀다. 달려온 백승호가 슈팅했지만 골대 우측으로 아쉽게 빗나갔다. 전반전 종료 직전 후방에서 날아온 공을 따라 문전으로 달렸지만 이번에는 수비 2인에게 막혔다.
후반: 백승호 1골 1도움, 다름슈타트 3-1 역전 승
백승호는 후반 초반 조금 더 공격적인 위치에 섰다. 그는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다. 백승호가 중앙으로 공을 넘겨준 후 빠르게 문전으로 달려갔지만 그 과정에서 패스를 받은 동료가 비즈바덴 수비에 막혀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 15분 교체로 투입된 마티아스 혼삭(23)이 골대 왼쪽에서 슈팅을 때렸다. 이는 린트너가 막아냈다. 2분 후 오른쪽 측면의 백승호가 드디어 빛을 발했다. 우측에서 백승호가 높이 패스한 공을 두르손이 펄쩍 뛰어 머리로 받아 헤딩골을 터뜨렸다. 스코어는 1-1이 됐다. 백승호의 시즌 3호 도움이다.
백승호가 득점을 터뜨렸다. 후반 32분 코너킥 상황, 문전으로 떨어진 공이 뒤로 흘렀다. 대기하고 있던 백승호가 오른발로 강력한 슈팅을 때리며 골망을 세차게 갈랐다. 백승호의 시즌 2호 골이다. 77분 간 활약한 백승호는 다름슈타트 관계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교체됐다. 스코어는 2-1이 됐다.
다름슈타트가 분위기를 잡았다. 세 번째 득점이 터졌다. 후반 41분, 백승호와 교체되어 들어간 마르셀 헬러(34)가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스코어는 3-1이 됐다. 비즈바덴은 만회를 위해 노력했지만 골은 더 나오지 않았다. 다름슈타트는 홈경기서 3-1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승리 1등 공신은 단연 백승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