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올해만 그런 것은 아니다. 보통 이맘때 활발하게 논의되곤 한다. 수없이 논의되고 수없이 엎어지는 게 트레이드 논의다”
올 시즌 개막 후에는 아직 트레이드와 거리가 있었던 한 구단 단장은 트레이드 논의가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나중에 들어보면 엎어진 트레이드도 꽤 많았다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한편으로 올해 트레이드 시장이 예년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과열된 것은 아니지만, 예년보다는 활발할 수도 있다는 사견을 덧붙였다. 부상자들이 많고, 여기에 팀별로 마운드에 고민을 가지고 있는 팀들이 적지 않아서다.
그래서 그런지 투수가 금값이라는 데는 많은 단장들이 동의한다. 올해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경력이 있는 수도권 A구단 단장은 “투수가 금값이다. 시장에 투수가 없다”고 고개를 내젓는다. 역시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B구단 단장 또한 “구단별로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중을 생각해서라도 투수를 확보하려는 생각들이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논의된 사례들을 보면 투수가 귀한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C구단 감독은 “올해 일정이 빡빡해지면서 투수들이 부족할 가능성이 있고, 이 여파가 내년까지 갈 수도 있다”면서 “매년 들어도 프런트에서는 투수들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근래 들어서는 투수 품귀가 더 선명해졌다는 이야기다.
실제 최근 트레이드 사례를 보면 ‘투수가 비싸다’는 단장들의 인식이 크게 틀리지 않음을 이야기해준다. 이흥련(SK)과 이승진(두산)이 주가 된 두산과 SK의 2대2 트레이드는 그렇다 치고, 두산과 KIA의 트레이드(류지혁↔홍건희), 그리고 SK와 한화의 트레이드(노수광↔이태양) 사례에서도 투수가 좀 더 나은 대우를 받는 상황이 연출된 것은 분명하다.
실제 류지혁은 많은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고, 주전급 야수를 제안한 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산은 홍건희의 가능성을 택했다. 당시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야수보다 투수가 급했다. 홍건희는 여러 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로 봤다. 류지혁에 대한 아쉬움은 둘째치고, 일단 두산의 계산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져가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