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김용호 기자] 이승현은 여전히 오리온의 든든한 기둥이다.
6월 30일부로 KBL 10개 구단의 2020-2021시즌 선수 등록이 완료됐다. 리그 전체에서 KCC 최현민, 유현준 둘을 제외하면 모든 국내 선수들의 보수 협상도 마친 상황. 이에 KBL이 발표한 보수 순위 30인 명단을 바라보며 선수들의 가치 평가에 관한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10개 구단 각자 이슈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하위라는 아픔을 삼켰던 고양 오리온에서는 이승현의 협상 결과가 눈에 띈다. 이미 지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렸을 때부터 오리온이 최대어 이대성을 보수 총액 5억 5천만원에 영입하면서, 기존의 국내선수들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안고 삭감 릴레이가 이어질 거라는 게 보통의 분위기였다.
하나, 이승현은 지난 시즌 보수 3억 3천만원에서 5천만원이 인상된 3억 8천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와 함께 빅포워드진을 이뤘던 최진수(5억 4천만원→3억 7천만원)와 허일영(4억 7천만원→3억 6천만원)이 삭감된 걸 감안하면 눈에 띠는 결과다. 이로써 이승현은 이번 보수 협상에서 팀 내 2위로 점프했다.
그렇다면 성적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하는 찬바람 속에 이승현의 보수가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협상 결과를 알린 오리온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외부에서도 (이)승현이에 대해서는 보수를 높여줘야 한다는 의견들이 모였다. 팀 성적이 좋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본인의 역할을 충분히 완수했다는 평가가 굉장히 많았다”라며 그 배경을 전했다.
이승현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43경기 평균 29분 20초를 뛰며 9.5득점 5.9리바운드 1.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14-2015시즌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출전 시간이 30분 밑으로 떨어졌고, 평균 득점이 한 자릿수인 것 역시 처음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오리온이 주목한 점은 이승현이 국가대표팀 일정까지 소화했고, 잦은 부상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팀 내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 출전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전 경기를 출전하지 않았나”라고 이승현의 공을 인정하며 “몸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잘 버텨줬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그만한 고충을 안고 시즌을 치르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이승현이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고 판단했다. 항간에는 한 자릿수 득점에 대한 지적도 있지만, 그간 팀에서 이승현을 수비에서 더 활용하지 않았나. 활약이 줄어서 떨어진 기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팀의 기둥 역할을 해주는 이승현에게 충분한 가치 평가를 했다. 이제는 이승현이 팀의 재도약을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려줘야 할 때. 특히, 국내 선수진에 정통 센터가 없는 오리온에서 이승현이 차기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