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을 잡는 능력은 여전히 탁월했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전반적인 성적이 예년만 못하다. 맥스 슈어저(36·워싱턴)의 노쇠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제 나오기 시작했다.
슈어저는 14일(한국시간) 애틀랜타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아냈다. 올 시즌 벌써 5번째 두 자릿수 탈삼진이다.
선발투수가 등판해 10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려면 기본적인 구위와 이닝소화력이 모두 필요하다. 슈어저는 이를 모두 갖춘 선수다. 이날 경기는 슈어저의 통산 98번째 10탈삼진 이상 경기였다. 현역 선수로는 가장 많다.
역대 기록을 봐도 ‘TOP 5’에 진입했다. 가장 많은 두 자릿수 탈삼진 기록은 놀란 라이언(215회)이 가지고 있고, 랜디 존슨(212회)가 아쉽게 이 기록을 깨지는 못한 채 은퇴했다. 3위는 로저 클레멘스(110회), 4위는 페드로 마르티네스(108회)다. 모두 전설과도 같은 선수들이다. 슈어저는 역대 5번째로 100회 이상 달성이 확실시된다.
그런데 결과가 예전과 다르다. 이날 슈어저는 10탈삼진을 기록했으나 2개의 홈런을 포함해 9피안타 2볼넷을 기록하고 6실점했다. 5회까지는 2실점으로 그래도 나쁘지 않았는데 6회 마운드에 올랐다 난타를 당하고 4실점을 추가했다. 슈어저가 버티지 못한 워싱턴도 4-8로 지면서 슈어저는 시즌 3패(4승)째를 당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3.40이었던 슈어저의 평균자책점은 4점대(4.04)로 순식간에 치솟앗다. 이제 정규시즌 등판이 많아봐야 3경기 남은 상황에서 근래 들어 가장 저조한 성적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슈어저가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디트로이트 소속이었던 2011년(4.43)이 마지막이었다.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이라고 해봐야 3.15(2014년)였고, 나머지 6시즌은 모두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슈어저는 시즌 10경기에서 5차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그쳤다.
피안타율이 0.267로 높아졌다. 슈어저의 피안타율은 2017년 0.178, 2018년 0.188, 2019년 0.222에 이어 4년째 상승이 확실해졌다. 스트라이크 비율, 타석당 투구 수, 9이닝당 볼넷 개수, 9이닝당 피홈런 개수 모두 지난해보다 훨씬 나빠졌다. 오직 달라지지 않은 게 있다면 탈삼진 능력인데 이 또한 내년을 지켜봐야 한다.
현지에서는 슈어저의 구속 등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을 들어 단축시즌의 특성이라 주장하는 자가 있는 가하면, 부인할 수 없는 많아진 실투를 들어 슈어저의 기량이 이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의견이 대립한다. 슈어저도 올해가 만 36세인 만큼 이제 나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에 이르렀다. MLB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계약 중 하나라는 훈장은 사라지지 않겠지만, 슈어저가 앞으로 어떤 곡선을 그리느냐도 관심사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