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의 이강인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지난 몇 년간 유럽 무대에서 한국 축구를 상징하는 이름은 손흥민(28‧토트넘)이었다. 올 시즌도 이는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동생들'도 빅 리그와 중소 리그에서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을 펼치며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유럽파 막내' 이강인(19·발렌시아)은 올 시즌 당당히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발렌시아 유스팀에서 성장한 이강인은 2018년 팀의 기대를 받으며 1군에 승격했다. 하지만 2019-20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선발 출전은 6경기가 전부였다. 제한된 출전 속에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이강인은 단 2골에 그쳤다.
적은 출전 시간 탓에 이적을 고려했던 이강인은 올 시즌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겠다는 발렌시아의 구상에 잔류를 택했다. 이강인의 선택은 현재까지 틀리지 않아 보인다. 이강인은 레반테와의 2020-21시즌 개막전에서 선발로 출전, 도움 2개를 기록하면서 4-2 승리를 견인했다.
이후 이강인은 2경기에서 45분, 5분 출전에 그치며 주춤했지만 강호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리그 4라운드에 선발 출전, 70분을 뛰면서 1-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이강인은 주로 공격수로 뛰며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미 발렌시아가 이강인에게 강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올 시즌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독일 라이프치히로 이적한 황희찬 © AFP=뉴스1
독일 분데스리가 '신입생' 황희찬(24‧라이프치히)도 성공적으로 팀과 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지난 시즌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소속으로 총 16골21도움을 기록한 황희찬은 큰 기대를 안고 라이프치히 유니폼을 입었다.
라이프치히 데뷔전이었던 뉘른베르크와의 DFB 포칼 1라운드에서 90분 풀타임을 뛰며 1골1도움을 기록, 성공적으로 새 시즌을 시작했다.
황희찬은 마인츠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후반 24분 투입돼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21분 동안 특유의 저돌적이고 활기찬 움직임을 보여줬다. 이어 레버쿠젠과의 리그 2라운드에서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날카로운 모습으로 올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지난 시즌 아쉬움을 남겼던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의 한국인 듀오 권창훈(26)과 정우영(21)은 올 시즌 달라진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2019년 프라이부르크 이적 후 잦은 부상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린 권창훈은 발트호프 만하임과의 DFB 포칼 1라운드에서 올 시즌 첫 골을 터뜨렸다. 이후 리그 2경기에서 모두 교체로 나섰다.
권창훈의 동료 정우영도 지난 시즌 프라이부르크 이적 후 자리를 잡지 못했고, 결국 바이에른 뮌헨 2군으로 임대를 떠났다. 하지만 프리시즌 동안 웨이트를 통해 근육을 키워 약점으로 지적된 피지컬 부분을 강화했다. 이에 정우영은 DFB 포칼 1라운드 풀타임 출전에 이어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도 선발 출전, 후반 43분까지 뛰는 등 신뢰를 받고 있다.
유럽의 중소리그의 한국 선수들은 팀의 에이스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의 루빈 카잔으로 이적한 황인범(24)은 빠르게 팀에 녹아들면서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리그와 컵대회를 포함, 총 6경기에 출전 2골4도움을 기록 중이다. 특히 루빈 카잔은 황인범이 뛴 6경기에서 5승1무의 좋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벨기에 생활 2년 차인 이승우(22‧신트트라위던)는 부진한 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 시즌 4경기 출전, 무득점이었던 이승우는 케빈 머스캣 신임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올 시즌 6경기에서 2골을 기록,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다. 늘어난 출전 시간 속에서 이승우는 빠른 드리블 돌파와 자신감 있는 슈팅 등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며 팀의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