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천신만고 끝에 13-8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기 내용에서 깔끔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선발 타일러 윌슨이 팔꿈치 통증으로 조기 강판된 것도 성가신 일인데, 불펜투수들도 거의 대부분 부진했다.
이날 LG는 이정용을 시작으로 마무리 고우석까지 총 7명의 불펜투수를 쏟아 부었다. 그러나 불펜에 5-1, 4점 리드를 날리는 등 역전까지 허용했다. 특히 핵심 필승조인 진해수가 ⅔이닝 2실점, 정우영은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7명 중 송은범(1이닝)과 고우석(1⅔이닝)만 실점이 없었다.
타선이 힘을 내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LG 불펜의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5일 현재 LG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4.57로 리그 4위다. 다만 불펜 평균자책점은 4.92고, 9월 이후 29경기에서는 5.16, 최근 20경기에서는 7.29다. 이 기간 불펜 평균자책점은 리그 9위다. 리그 평균(5.38)을 훨씬 상회한다.
물론 추격조가 나와 불펜 평균자책점을 끌어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필승조까지 불안하다는 게 문제다. 핵심 셋업맨인 정우영은 이 기간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8.68에 이른다. 패전을 두 차례 안았다. 진해수는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31, 송은범은 9경기에서 11.37으로 불안하다. 마무리 고우석이 분전하고 있지만 5번의 세이브를 기록하는 동안 패전도 세 번이었다. 뒤집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LG 불펜은 시즌 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보강 논란에 시달렸다. 그러나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그대로 넘겼다. 이제 외부에서 수혈할 방법은 없다. 내부에 히든카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있다면 벌써 등장했을 것이다. 결국 이 멤버로 뒷문을 지켜야 한다. 남은 18경기에서 전체적인 불펜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
최근 부진은 타선도 큰 지분을 차지하지만,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 전체적으로 내려왔던 만큼 다시 올라가는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 LG 타선은 올 시즌 0.787의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해 리그 평균(.760)을 넘고 리그 4위다. 기본적인 힘은 가지고 있다. 6일부터는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도 복귀한다. 다만 리드를 잡아도 불펜이 지키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포스트시즌을 생각해서라도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