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외국인 감독의 영입 등으로 국내 야구에서도 이제 수비 시프트는 흔한 일이 됐습니다.
효율적인 수비가 가능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때론 어처구니없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하는데요.
오늘 메이저리그 경기에서도 이런 상황을 볼 수 있었습니다.
김상익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시프트는 상대 타자가 데이터상 많은 타구를 날리는 쪽으로 수비수를 집중 배치하는 작전인데 연장전 끝내기를 대비한 경우는 이런 극단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작전이 맞아 떨어지면 대성공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나옵니다.
휴스턴을 상대한 뉴욕 양키스의 8회 말 공격.
주자 1루 상황에서 에런 힉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휴스턴은 주로 오른쪽으로 타구를 날리는 힉스를 잡기 위해 내야 수비를 1, 2루 쪽으로 집중시켰습니다.
하지만 이게 화근이었습니다.
2루 베이스 쪽으로 향한 강습 안타에 1루 주자가 2루를 거쳐 3루로 질주합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포수가 3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사이 홈까지 내달려 점수를 뽑습니다.
[현지 중계방송 : 토레스가 아무도 없는 홈으로 달려갑니다 득점하면서 점수는 5대 4. 아주 영리한 베이스 러닝입니다.]
시프트에 들어갔던 수비수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면서 내야 안타에 1루 주자가 홈을 밟는 상황이 연출된 겁니다.
지난해 NC가 한국시리즈에서 재미를 보면서 국내에서도 시프트는 이제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이동욱 / NC 감독(지난해 한국시리즈 당시) : 결과는 감독이 책임진다고 수비코치에 얘기했기 때문에 수비 코치가 적극적으로 시프트를 했고, 그 확률이 맞아 떨어져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시프트의 단점은 국내 야구에서도 종종 목격됩니다.
2루 베이스가 완전히 비자 1루 주자가 공짜로 베이스를 훔칩니다.
당겨치는 타자를 의식해 3루를 비워뒀더니 밀어쳐 좌전 안타를 만들기도 하고, 평범한 플라이 아웃이 가능했던 타구는 안타가 되기도 합니다.
[중계방송 멘트 : 자, 이런 거란 말이죠. 극단적으로 오른쪽으로 (수비가) 치우쳤는데 빗겨 맞으면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어요.]
하지만 시프트 효과를 톡톡히 보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실제로 어려움을 겪는 상대 팀과 선수가 속출하면서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시프트 시도는 계속 진화할 전망입니다.
데이터가 가져다주는 확률도 확률이지만 상대 타자를 압박하는 심리적인 효과도 크다는 게 현장의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