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파주)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엔트리가 18명에서 22명으로 확대됐다. 만약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메달을 획득하면 22명 전원이 병역 특례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올림픽과 병역 혜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얽혀있다. 올림픽에서 금·은·동메달을 딴 군 미필 남자 선수는 병역 혜택을 받는다.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딴 선수만 같은 혜택을 받는다. 엄밀히 말해 군면제는 아니다. 4~5주간 기초군사훈련만 마치고 추후에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하면 병역이 인정된다.
일반 남성과 비교하면 면제와 다름없는 엄청난 혜택이다. 따라서 올림픽 및 아시안게임에서 초인적인 능력을 뽐내는 선수들에게 '면제로이드(免除roid) 맞았다'라는 표현을 쓴다. 면제로이드는 군면제와 스테로이드(steroid) 약물을 합성한 신조어다. 단체팀 에이스에게는 '합법적 병역브로커'라는 수식어도 붙는다.
축구 종목에서 병역 혜택을 받은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손흥민, 황의조, 조현우(이상 와일드카드), 김민재, 이승우, 황희찬 등이 대표적인 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김신욱, 박주호, 김승규(이상 와일드카드), 이재성, 김진수, 손준호 등도 마찬가지다.
가장 자주 언급되는 대회는 2012 런던 올림픽이다. 당시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올림픽 대표팀은 박주영, 김창수, 정성룡(이상 와일드카드), 기성용, 구자철, 김보경, 남태희, 지동원, 김영권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한국축구 최초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했다.
앞서 언급한 모든 선수들은 병역 혜택을 받은 덕에 각자 원하는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었고, 한국축구에도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 그렇기에 선수 개인은 물론 축구계 전체가 메달 획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당연하다. 이번 2020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김학범호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이전 대회와 비교해 큰 차이가 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는 단 18명만 등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도쿄올림픽에 한해서 22명으로 선수단 폭이 넓어졌다.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린 특별 케이스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1일 "선수단 보호 차원"이라는 이유로 "4명을 추가 발탁하라"고 각국 축구협회에 공문을 보냈다.
따라서 18명이 아닌 22명이 2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여기서 만난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저희도 FIFA로부터 급하게 연락을 받고 4명을 더 차출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할 시 22명 전원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느냐는 물음에 "(명단 확대는) 첫 사례이다 보니 아직 확정된 게 없다. 병무청과 협의해야 한다. 22명 모두에게 메달이 주어지는지도 알 수 없다"라고 답했다.
김학범 감독은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내고 싶다"라면서 "병역 문제가 중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거기에 얽매이면 오히려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 있다. 그 부분(병역 문제)이 개입되면 경기력이 발휘되지 않는다. 성적이 좋으면 (병역 혜택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며 축구적인 관점에만 집중할 것을 선수들에게 강조했다.